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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Aug 03. 2023

말복을 대비한 식사 어디까지 드셨나요?

무더위 속 닭요리를 먹어보다

  말복에는 치킨이라는 내 고정관점에 삼계탕 비슷한 음식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일단은 몸이 허했다. 7월부터 이어진 길고 무섭게 내리 장마가 끝나자마자 이윽고 폭염이 왔다. 영양 음식 수혈이 필요했다.


  솔직히 복날이라고 챙겨 먹기에는 7월은 덥다기보다는 그저 습했다. 단순하게 불쾌하다는 느낌과 패턴 없이 돌아가던 비상근무에도 딱히 뭘 챙겨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냥 모든 것이 귀찮고 잠이 부족하다는 생각뿐이었다.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피곤하니 그냥 눕고 잠을 자기 바빴다. 간혹 먹었던 배달 음식도 결국은 간편식이 주 메뉴였다.


  그러다 내가 그동안 삼계탕 말고 뭘 먹었는지 떠올렸다. 그래서 알게 된 사실은 난 맑은 국물 닭요리를 좋아했다.


  일단 내가 일하는 곳 인근에 있는 닭곰탕집이 생각났다. 최근에 상사가 사주셨던 음식인데, 딱 봐도 건강해 보이는 음식이었다. 통 삼계탕은 닭 한 마리가 모두 들어가서 솔직히 먹기 부담스럽다. 그래서 닭곰탕은  진한 국물과 적당한 크기로 닭살을 찢은 것은 먹기 편한 현대인들의 건강식으로 적당하다.


  사실 나는 곰탕을 생각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곰이 생각났다. 너무 1차원적인 언어 이해도지만, 어쩐지 먹으면 든든한 배와 귀여운 어감 때문에 즐겨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특히나 곰탕의 특유의 향과 김치나 깍두기에 반찬을 더하면 꽤나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그래서 유명한 식당은 본 메뉴 말고도 밑반찬들이 더 유명한 경우도 있다.

  

남원시 금지면 소재의 고향길 식당 능이 닭곰탕
기본 반찬
담양 서가면옥
보릿잎닭칼국수

  그리고 최근에 특이한 음식을 만났다. 담양을 지나다 칼국수가 먹고 싶어서  식당 외관에 끌려 들어가서 주문을 했다. 그런데 찢어진 닭살이 나올 줄 알았는데, 통으로 나온 닭다리에 살짝 당황은 했으나 결국은 맛있게 국물까지 다 마셨다.


  건물에 외관엔 판다라서 아기자기한 귀여움을 생각히자만, 음식은 좀 터프한 느낌이랄까. 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음식이 어떨지. 추천해 본다.


  간혹 말복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과거에는 정말 없어서 챙겨 먹었던 시절이었다지만, 현재는 먹거리가 그토록 풍부한데 왜 달력엔 중요하게 눈에 보이는 걸까?

  아마도 우리가 어제도 또 그제도 먹었던 간편식이 답을 말해주는 것 같다. 시간과 상황에 미처 챙기지 못한 내 몸을 한 번씩은 분위기에 휩쓸려서 먹어보는 것도 좋은 일을 아닐지. 말복을 일주일 남기고, 무더위에 지친 누군가에게 살짝 몸을 챙기라고 추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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