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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Feb 17. 2024

'김선태' 주무관이 이제는 작가?

김선태 작가의 <홍보의 신>을 읽고

  그가 돌아왔다.


  아니 정확히는 주무관에서 작가로 변신한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책을 냈다. 항상 그가 짧게 내놓는 영상을 챙겨보다가 책 이야기가 있길래 검색 후에 바로 주문한 따끈한 책을 주말의 시작에 바로 읽었다. 아마도 공무원 세계에서 충주시의 유튜브는 확실한 이슈이다. 그리고 유명도로 따지면, 그는 공무원 세계의 무한도전 같은 존재다. 한마디로 '대체 불가'(?)의 존재랄까? 아마도 일반인들은 그냥 병맛 공무원 정도로 인식할 수준이겠지만, 그 세계관 속에서 함께 숨 쉬는 같은 공무원 입장에선 부럽다기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사람?


  그의 유튜브 도전기는 출발이 단순하다.


  공무원답게 시켜서 했다.


  그렇지만, 결론이 사뭇 달랐기에 존경받는 홍보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것이다. 독보적인 지자체 1등. 그 누구도 김선태를 따라 할 수 없기에 최근에 6급 승진에 기사까지 났을 정도이다. 초고속 승진이라는 광고의 문구처럼 과연 그는 행복했을까? 난 그 점에서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가 전에 올린 영상에 이런 글이 있었다.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누구나 나를 아는데 돈이 없어요."가 김선태 주무관의 입장이다. 시켜서 했는데, 능력과 깡으로 성공했지만, 평범을 무기로 살아가는 공무원에게 '신'급으로 올라간 명성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오히려 만들어진 영상이 조회수 '2'로 마무리하고, 다른 업무를 했더라도 남들이 말하는 그 6급이라는 승진은 했을 것이다. 오히려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못하는 자신의 업무를 나중에 어떻게 할지가 공무원들 입장에서 바라본 진짜 호기심일지 모르겠다.


  작년에 김선태 주무관이 우리 지자체에 와서 강의를 했던 일이 있었다. 아마 이 책도 강의를 대로 만든 본인의 스토리를 잘 편집한 내용으로 보인다. 그날도 강의를 듣는 우리도 공무원 답지 않게 참여가 많았고, 질문도 많았고 꽤 집중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강의 내내 공감과 고충을 이야기하면서 과연 지자체 공무원으로 살아가는 고민을 그 스스로도 꽤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시공부로 약간 늦은 나이에 들어온 충주시. 고향이고, 직장인 이곳에서 공무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지는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다만 그는 너무 유명해졌다.  사실 그랬기에 내가 그를 알았고, 충주시도 알았고, 강의도 들었으며, 이렇게 책도 구매해서 보았다. 부럽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았다. 나 또한 글을 쓰면서 작가라는 꿈을 꾸고 있으나, 저렇게 유명해지는 것은 싫다.


  솔직히 부담될 것 같다.


  난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입장이고, 간간히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도 내적 자기 검열을 하면서 걱정하기 일쑤다. 얼마나 내 글을 본다고 그런 걱정을 할까 싶지만, 내 생각을 말이나 글이나 영상으로 인터넷이라는 바다에 올린다는 것은 욕먹을 각오는 하고 올리는 독한 마음이 있기에 가능하다. 흔히 그걸 관종이라고 하지만, 김선태 주무관이나 나도 그런 성향은 아닌 듯하다.


  그런데 그게 영상이고 유튜브고 일이면서 게다가 공무원이다. 흔한 병맛 코드로 올린 유명한 영상으로 올린 자료들이 얼마나 신경이 쓰였을지는 상상도 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난 김선태 주무관을 무척이나 존경한다. 점잖게 맨땅이라고 표현했지. 아마도 대리석에 머리를 꽝하고 박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철저한 상황 분석과 뚝심으로 영광을 얻었다면 충분히 즐겨야 할 건데, 아마 예상하건대 별거 없었을 것이다.

  승진해도 성과급도 별로 차이가 없다. 또 많은 돈도 없으면서 주변 관심에 충주시를 넘어서 대한민국에서 편한 행동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공무원 내부의 쓴소리 익살스럽게, 본인이 충주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올리는 여러 영상이 성과를 내고 있기에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다.


  전에 강의를 하면서 자신의 비법을 타 자자체에 알려주면 큰일 날까 봐 걱정했다는데, 이제는 그런 고민이 없다는 말을 했다.


  "알려줘도 못 따라 하더라고요."


  아마 지금도 '홍보는 길게 그리고 많이. 축제는 과거처럼 화려하고 사람 많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많은 지자체가 정작 용산역에 옥내 혹은 길마다 뿌려 놓은 옥외 광고판으로도 자기 지자체 이름하나 알리지 못할 때. 홍보의 신이 집중한 ''충주시'만 알리는데 최선을!'이라는 깊은 홍보 고민을 모르는 한. 한동안 우리는 김선태 주무관의 이야기를 길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더불어 작가 김선태의 모습을 다시 만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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