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제비를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표현을 넘어서 사랑한다. 특히나 아플 때수제비를 더 먹고 싶어 지는 이유는 어릴 적습관이랄까?
요즘은 아프니까. 더 생각난다. 생각이 난다고 먹기도 어려운 이 수제비를 끊어 버릴 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입원한 환자들이 어쩐 일인지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라도 건물 밖에 나가서 담배를 태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나의 본능은 어쩜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만 보고 침만 꼴깍 중이다.
침을 꼴깍.
다슬기 수제비와 얼큰 해물 수제비.
그러다 혼자 묻는다.
'너 밥 먹은 적 있어?'
허리 수술을 하고 먹고 자고를 반복하면서 신기했던 것은 내가 잘 차려진 밥을 그것도 5일 이상 꼬박꼬박 챙겨 먹는것이었다.
기억해 보니 그런 일이 최근 없었다. 아마도 2018년에 수두로 입원했던 이후로는 없다. 그렇다고 맛있다는 수제비도 그리 잘 챙겨서 먹었느냐는 말에도 난 아니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난 뽀얀 수제비가 아니라 기름진 라면만 먹었던 셈이다. 과연 누구를 탓하랴! 먹는 것도 그럴 건데 허리는 어떠했을까? 일과 상황에 몰두했던 나의 삶은 디스크 수술이란 결과도 주었으니, 어쩔 수 없겠다는 말로 넘기기엔 내 죄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