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작가의 <허송세월>을 6월 30일에 다 읽었다. 그리고 평소대로 다이어리 맨 뒤편에 있는 읽은 책 목록에 적었다. 23번째 독서 목록에 페이지 두줄이 남아서 조금 아쉬운 상황. 브런치에서 상반기를 결산하는 독서 비평에 내가 읽었던 책을 잠시 떠올렸다.
작가가 꿈이라고 평소에 말하고 있지만, 나는 요즘 먹거리 글에 심취해 있다. 조회수도 제법 나오고, 독자들의 피드백이 좋은 것도 이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과연 내가 책을 출판하는 작가가 될지는 의심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새로운 책을 골라서 주문하는 강박도 함께 생기는 것도 습관이 되었다.
올해는 50권 정도는 독서를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정확히는 매달 5권 이상은 읽겠다고 했는데, 처음 다짐을 했던 1월과 아파서 누워만 있었던 4월을 제외하고는 목표가 미달되었다.
특히나 병원에 입원하면서 딱 책 두 권만 챙겼기에 여러 번 읽었던 나태주 시인의 <좋아하기 때문에>는 몸이 아플 때 읽어서 그런지 마음에 와닿았다.
살다 보면 쓸 수 있는 글과 내가 그렇게 쓸 수 있는 것은 꽤 다른 것이기에 나는 언제쯤 그 경지에 닿을지 사뭇 궁금하다.
거의 누워서 생활했기에 책장도 없는 내 원룸 바닥에는 곳곳에 책탑이 쌓여 있는데, 최근에 읽었던 책들이 내 이불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나는 작가가 꿈이지만, 독서도 글을 쓰는 양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되었다. 그것도 경험이겠지만, 아마도 독후감을 써보겠다고 세세하게 읽고 쓰다 보니 느낀 것이겠지.
유난히 상복이 없었던 나도 독후감을 써보면서 책을 읽는 깊이에 대해서나 독서법을 생각했다. 과연 내가 읽었던 책들은 내 마음에 어떻게 남아 있던가?
물론 아니 읽은 것보다는 좋겠으나, 읽었으면 한 페이지의 글을 후다닥 써 내려가는 필력이라도 한 줄 늘었다면 좋겠다는 기대도 했다.
아니다. 적어도 많이 읽는 노력을 했어야 했을 내 부족한 노력을 탓해야겠지. 욕심을 부릴 것이 아니라 더 읽었어야 했다. 작가가 꿈이라면서 단꿈만 꾸는 나를 조금은 반성하고자, 글을 올려본다.
나는 대충 읽고 쌓아두다가 기부할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낙서하고 남들에게 주지 못 하더라도 내 가슴에 남을 책을 더 읽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