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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Aug 15. 2024

입맛 없을 땐 생면 국수 어때?

순창 <옛날국수>에서 육전에 국수

  폭염에 입맛이 없다. 퇴근하는 직원들 입에서 닭요리가 종종 나오기도 하고, 매콤한 떡볶이가 흘러나왔어도 결국은 더위에는 쉬는 게 답이다.

  아마도 별일이 없었다면, 나는 라면을 먹던지 그냥 잠이 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더위에 약한 나는 땀을 줄줄 흘리고서 차에 예비로 둔 상의를 갈아입고 일을 했다. 그러다 간편한 식사를 떠올렸다. 얼른 먹고 쉬고 싶다.

 

  "뭘까? 국수?"


  종종 귀에 아프게 들었던 국숫집이 머릿속을 스쳤다. <옛날국수>라는 순창 맛집인데, 양도 푸짐하고 생면을 쓴다고 해서 궁금했던 집이었다.


  시골의 주차장은 넉넉하다. 바로 앞에 그리고 건물 뒤로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는 편했다. 점심에는 꽤나 붐비는 곳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퇴근 직후라서 더없이 편한 마음으로 주문했다.


  진치국수와 비빔국수 그리고 육전.

  잔치국수는 멸치육수 바탕에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거기에 생면이라서 특유의 밀가루 향이 없는 깔끔한 국물과 쫀득한 면의 식감이 좋았다. 혹시나 국물을 칼칼하게 먹고 싶다면, 함께 주는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서 함께 먹으면 더 시원한 맛이 났다.

  그리고 비빔국수는 생면의 식감 때문인지? 쫄면이 생각났다. 비주얼도 그렇지만, 맛은 씹기 편한 쫄면 같은 느낌? 함께 나온 멸치육수에 입가심도 좋지만, 육전을 시켰다면 함께 싸 먹으니 더 오묘한 부드러움이 일품이었다.

  기왕 왔다면 육전도 함께 먹길 추천한다. 두껍지 않은 고기에 막 해서 나온 뜨끈한 것이 참 부드럽게 넘어간다. 양념장에 살짝 찍어서 혹은 양념장 안에 고추를 넣어서 함께 싸서 먹으니, 보양식을 따로 먹을 필요가 없어서 입맛이 돌아온 기분이었다.


  아마도 이번주는 너도 나도 고기로 보양하는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깔끔한 국수 한 그릇에 육전으로 떨어진 입맛을 돌리는 것은 어떨지? 청양고추 한 입 먹고 얼얼한 충격만큼 기운 없었던 폭염에 새로운 맛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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