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부르는 노래

이창섭이 부르는 <365일>

by 이춘노

금요일 밤.

일을 마치고, 지인이 준 김장 김치에 한 봉지 남은 진라면을 끓여 책상에 놓았다. 그래도 경건한 주말을 맞이하는 가장 화려한 밤에 라면과 김치만 있으면 허전할 것 같아서 소시지를 전자레인지에 1분 돌려 반찬 가짓수를 늘렸다. 그리고 공간이 좁아서 휴대폰 삼분의 일 음량으로 꽉 차는 원룸이 적막해 유튜브를 틀어 놓았다. 그러다 이창섭이 리메이크했다는 <365일>이라는 곡이 나왔다. 아마도 평소에 이창섭의 곡을 듣던 알고리즘에 얻어걸린 신곡이지만, 어쩐지 덤덤했던 금요일 밤의 시간이 가사 몇 줄에 멈춰 버렸다.


'사랑이 그런 건가 봐,
세월이 약이었나 봐. 그때는 정말 죽을 것 같았어.'


이창섭이 얼마나 많은 이별을 했을지 의심스러운 울부짖는 목소리에서 나오는 가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젓가락을 놓고, 1일부터 시작하는 노래의 시작을 몇 번을 재생하고는 냉장고 구석에 잠자고 있던 소주 한 병을 꺼냈다. 챙겨 놓지 못 했던 고양이 소주잔이 없어서 종이컵에 밥을 먹기 위해 펼쳐 놓은 테이블은 조촐한 술상이 되었다. 소주를 부르는 노래. 그렇게 가사를 곱씹다가 중얼거린다.


'가끔은 너의 소식에 조금은 신경 쓰여도
그냥 뒤돌아 웃음 짓게 되네
하지만 지금 사랑이 또다시 아픔을 줘도
나는 웃으며 이별을 맞을래'


그렇게 한 병의 소주를 비우고, 그릇을 정리하고는 자리에 누워서 가사의 마지막을 생각한다.


'사랑은 또다시 올 테니까.'


- 이창섭 36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