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찍다

by 김영빈

논두렁을 걷다가
아른아른 아지랑이에 걸려
휘청
주저앉았다

내게 밟힐 뻔 했는데도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꽃다지꽃, 냉이꽃들

그 모습이 하도 예뻐
접사를 찍는다고
나의 눈도 렌즈 따라
분주하게 조리개를 여닫는다

개나리, 진달래보다
먼저 피지만
나를 낮추어야
겨우 보이는
봄의 전령들

겨울은
높은 데부터 오고
봄은
낮은 데부터 오더라



※2012년 3월 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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