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

by 김영빈

기세등등하던
별립산의 겨울도
4월 봄바람 앞에
제 살은 다 뜯기고 이제
뼈대만 허옇게 남았습니다

뽀얀 젖살 오른

버들강아지들이
꼬리를 살랑거리며
어미 젖인 양 뼈를 핥아대고


포르르 종종

몰려나온 산새들까지
한입씩 거들고 있습니다


남의 살 지우며 사는
바람
남을 살지우며 가는
겨울

조문객 하나 없는데도
산속이 북적거립니다


※2010년 4월 초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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