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다섯 시
그림자가 늑장을 부리고
해는 뒤에서 망을 본다
우린 모두 2란 성 삼쌍둥이
낮이 퇴근 준비를 한다
그를 부양하던 소음도
철쭉 무리의 홍조
톡톡, 곱게들 야단법석이다
바위는 또 왜 저러는지
온몸을 벅벅 긁어댄다
더 이상 못 참겠다나
풀꽃들이 간지럽혀서
석양은 결핍을 닮았으나
그보다는 유연하다
느림의 미덕이랄까
가능성으로 충만하다
자주 동화이고픈 나
그런 나에게 마법사인 너
밤 아홉 시
제 때 무르익어줘서 고마워
꾸벅꾸벅 조는 동네
세상 모든 그림자도
쉬게 해 주고픈 밤
달콤
쌉싸름한
그림자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