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ulblue Feb 25. 2022

스펙트럼의 사각

청년과 진보

0. 그냥 이것저것


1. 여러 플랫폼에서 자주 정치 방이 열린다. 주로 지지자들이 반대 진영을 끌어오기 위한 목적이다. 아무래도 청년들이 왜 윤석렬을 지지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다. 이대남과 세대론. 역시 캐치한 네이밍은 프레임 만들기에 좋다.


청소년 교육의 문제, 그러니까 대학입시 위주의 커리큘럼과 학습에 대한 반성, 그리고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힘겨루기까지도 윗 세대들이 이런저런 분석을 하는데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20대들은 반복해서 같은 말을 한다. 제일 많이 들은 단어가 대출규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일자리와 부동산 문제였던 거고.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부의 축적.


대충 요약하자면 다른 걸 바라는 게 아니고 (심지어 안티 페미와 군대도 주 이슈가 아니다)

자본이 자본을 증식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이야기.


2.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의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노동이 자본을 축적하는 것도 심지어 생산 수단이 자본을 축적하는 것도 아니라 자본이 자본을 축적하는 구조다.


정규직의 안전성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큰 리스크를 기꺼이 감당하며 빚으로 더 큰 자본을 낚는 것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주식과 코인, 부동산이 인생을 대반전 시킬 열쇠인 셈이고.


이런 세상을 사는데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우려가 되지만 이해 못 할 일도 아닌 거 같고.


모든 세팅값이 이쪽에 맞춰있는데 적응이 지나치다고 화를 낼 수는 없는 법 아닌가 뭐 그런 생각.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걱정은 정말 많이 되지만.


시대적 전환이 꽤 빠르게 일어나는데 살아온 스펙트럼이 너무 다르니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와 올림픽 세대가 서로 다르 듯이 주식과 코인의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와 그 이전 세대는 전혀 다를 수밖에 없고 결국 그 스펙트럼들의 사각에서 우리, 공동체는 길을 잃는 다.


3. 모든 것을 자본화하는 시대. 외모도 매력도 직업도. 사생활을 팔아서 돈을 벌고 그 돈이 다시 돈을 번다.

유튜브를 즐겨보고 좋아하지만 가끔씩 자판기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뭐라도 집어넣으면 코인이 되어 나오는 기계.

수없이 쌓여가는 브이로그들을 시청하면서도, 스스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시시콜콜한 나의 하루를 업로드하면서도 나란 놈은, 우리는, 인류란 도대체 지구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싶은 순간들이 있다. 내가 푸딩을 퍼먹는 것을 영원히 박제시킬 필요가 있을까 하는 그런 현타가. 근데 이 모든 게 심지어 잘하면 돈이 되니까.


4. 왜 이것을 하지 않는 가에 대한 대답은 대개 한 가지다.

그러기 싫기 때문이다.

왜 진보를 원하지 않는 가에 대한 답도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저널리즘이라는 감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