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돌아서 다시
1. 건조하게 보면 결국 부동산이다.
투표는 어떤 측면에서 총과 같아서 발사되고 나면
쏜 사람의 감각은 희미해진다. 가까이서는 부글거려도 멀리서 바라보면 참 차갑다.
그것들이 모여 맞힌 과녁.
2. 돈이 대신 일을 하게 하라.
라는 말이 상식이 된 지금 대출 규제 완화와 집값 하락 방지라는 상충된 욕망이 같은 표심으로 나타났다.
집이 없는 쪽도, 이미 집이 있는 쪽도 같은 후보를 고른다.
멀리 돌아 결국 노동의 가치를 다시 세우는 것만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일 수밖에 없다.
3. 여성과 지역이 사라진 대선.
(이 상황에서 소수자들은 더더욱 흔적도 없이 지워져 있다)
4. 지도 면적으로만 보면 지역이 거대한 집단처럼 보이는 착시가 심하지만 아무리 투표율이 높다 하더라도 지역 인구 수와 서울 경기권의 인구수는..
앞으로 더 극심해질 차이.
5. 길에서 욕하는 사람을 만나면 전 싸울 거예요.
이 말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앳된 목소리의 여성분이었는데 이런 각오를 하게 만드는 선거였구나 새삼 깨닫는다. 더한 소수자들은 어떤 마음일까. 그럼에도 우린 더 강해졌다.
는 동료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6.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겠다. 각 잡고 앉아서 정치니 표심이니 지역이니 일상이랑 다소 동떨어진 막연한 관념들을 나누는 게 한심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주식과 코인 이야기 말고 그런 허황된 것들을
그러니까 꿈같은 얘기들을 좀 더 나눠야겠다. 그래서 당신이 살고 싶은 세상을,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얼핏 맞춰보고 수정하고 또다시 맞춰볼 수 있게.
지나고 나면 도대체 걔들이 왜 그랬대라고 되묻지 않게.
그 이해의 폭을 줄이는 게 정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자주, 빈번하게, 만나고, 이야기하고.
7.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이준석은 정계에서 정리해야 할 존재라고 생각한다. 지인은 그의 토사구팽설을 위로로 전했지만 승리한 집단의 정치는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안다. 아마도 지리멸렬하게 꽤 오래 그의 생계유지를 봐야 하겠지.
8. 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