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란 걸 가까이서 보면 결국 기반 싸움이다.
주로 얼굴마담, 브레인, 행동대장 그리고 따르는 집단이 한 무리를 이룬다. 민주적 절차도 실은 이런 역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에 제도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정치가 바로 서는 순간은 얼굴마담이 바지가 아니라 리더로 행동하고, 브레인이 자신의 집단을 위한 책략을 짜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위한 정책을 만들며 행동대장이 정적들과 자폭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설득할 때 찾아온다.
그게 잘 안되니까 자신만의 협곡에서 개싸움을 하다가 폭사하는 거다.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과 제도에 대한 환멸만 남기고. 몇 개의 썩은 사과가 모든 것을 망치는 건 생각보다 쉽고 빈번하게 일어난다.
꾸역꾸역 자신의 집단이 그런 식으로 생존 한다한들 다른 이들에게 무익한 조직은 결국 와해된다. 실효가 없는 집단에 먹을 게 있을 리가 없다. 결국 폐허에서는 나눠먹을 게 없으니 다들 떨어져 나간다.
가까운 생존에는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았던 철학과 방향성은 그래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일 수밖에 없고. 너무도 당연하게도.
2. 현실적으로 청년 정치인들의 생존에 필요한 것도 결국 저런 기반이다. 저런 조직이다. 문제는 그걸 위해서 철학과 방향성을 고민하고 나누는 것보다는 유력한 어르신들을 따라다니며 구습을 답습하는 쪽이 더 쉽고 빠르다는 데 있다.
자신의 기반을 만든다는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차근히 바닥을 쌓아 올리면서 사람들을 모으고 뜻을 같이 하고 방향성을 잡고 정책으로 끌어내는 과정이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마법이 가능할 리 없다.
게다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잘 싸우는 일이다. 그 싸움의 경험들 속에서 개인은 성장한다. 생존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가치를 위한 싸움에 승리하면서 동료를 모으고 방향을 잡는 거다.
3. 어느 곳에서든 어느 사람에게든 쉬울 리가 없다. 절반은 후임을 키워낼 생각이 없는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기적인 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