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설득의 과정과 저변 만들기
정치에서 청년들이 가장 크게 실패하는 부분이 저변을 만드는 거다. 내가 그랬고 내 동료들이 그랬다. 특히 여성 청년들은 정치적 기반이 가장 취약하다.
형님 동생 하면서 끌어올리거나 당기는 문화가 아예 없고 여성들은 상당 수가 흡연이나 술자리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대표적으로 친목을 쌓고 속내를 확인하면서 이면 계약을 하는 그 현장들 말이다. 그것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다수가 고고하고 아름다운 독립적인 개체로 활동한다.
문제는 변화나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은 실제로는 지난한 진흙탕 속에서 수많은 아재들과 씨름하는 일이라는 데 있다. 설득해야 할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기적이고 구태의연한 사람들을 새로운 열차에 탑승시켜야 하는데 이 모든 설득의 과정을 우리는 정치라고 한다.
그 정치력이 약하면 바꿀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때로는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아부도 좀 하고 본심을 숨기고 같은 편인 척도 하고 하나를 내주면 그 대가를 약속하기도 하는 수많은 오염된 과정들을 뚫어내면서 교묘한 정무적 감각, 늙은 여우 같은 비열함, 저 사람만 따라가면 한몫 챙기겠구나 싶은 큰 형님의 허세 같은 것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런 식으로 따르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일이 진행된다.
근데 그걸 못하겠더라. 테이블에서는 A라고 말하면서 뒤로는 이미 B라고 이면 계약이 되어있던 사건들. 절차와 논리와 명분을 무시하고 사람을 따르던 약속들. 청년들을 제외한 수많은 술자리들에서 이뤄지고 결정됐던 논의들.
실제로 관철시킨 것들이 몇 개나 되려나. 관철됐던 몇 가지 결과들조차도 실은 뒤로 찾아가고 읍소하고 다그쳐서 만들어낸 것들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손쉽게 가려는 이들은 형님들 등에 업힌다. 말 잘 듣고 행동대장 행세를 하면서 다음 자리를 약속받는 이면 합의를 하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길 외에 다른 길을 가려하는, 모든 조직에서 이제 막 정치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을 응원한다. 같은 길을 답습하지 말고 원칙을 철저히 지켜내려 노력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저변을 만들고 변화를 이끌어내시길.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응원하겠다. 그게 누구든.
https://v.daum.net/v/20221008030405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