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의미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나를 소개하는 한 줄. 내 인생관을 설명하는 한 줄. 여행이란 이토록 나와 나의 삶을 잘 표현해주는 단어다. 같
은 맥락에서 인생을 소풍처럼, 이란 말도 좋아한다.
스무 살에 처음으로 자유여행을 떠났고 그 이후 대학교 시절 내내 방학마다 여행을 갔다. 여행에서 새로 느끼는 모든 감각들과 일상과 분절되었을 때 오는 자유, “오늘 뭐 하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았다. 여럿이서 가는 여행, 혼자 가는 여행 가리지 않았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난 또 다른 나의 삶을 사는 것 같아, 인생을 두 번 사는 방법 같았다.
서울에서와 똑같이 마트를 가고, 노을을 보고, 버스를 타는데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다른 게 좋았다. 언어도, 사람도, 화폐도, 공기마저도 다른 게 좋았다. 그로인해 내 삶의 가능성이 넓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나는 이렇게도 살 수 있겠구나, 나는 이런 곳에서도 어쩌면 삶을 잘 살아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내게 좋은 기분을 주었다. 그리고 그런 기분은 내가 일상에서 힘들 때, 무너질 때, 질릴 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무척 효과적인 처방이 되었다. 내 회복탄력성의 근원이 되었달까. 많은 여행 후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니 밥 먹듯 일상을 떠나려던 내가 사실은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싶어 했구나, 내 터전을 사랑했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기대를 져버리는 것도 여행이지만 기대하지 않은 결과물을 안겨주는 것도 여행이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많은 환상을 갖고 여행을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배경 삼아 직접 경험 해보고 싶은 삶의 단면을 찾아가보는 것” 정도가 여행의 이유면 어떨까. 복잡한 기대와 생각을 버려보는 것이 진짜 여행의 시작, 삶의 시작이 될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