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 웨이팅, 또 웨이팅...대체 왜 이렇게까지?
몇달 전 모교로 특강을 갔을 때 어느 후배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팝업 열풍은 언제까지 갈 것 같으세요?"
그리고 나는 이렇게 답했다.
"팝업은 단순히 반짝, 하는 열풍이라는 단어로는 정의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팝업은 거의 메가 트렌드거든요."
ATL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BTL의 가치가 확대되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서 '팝업'은 실제 고객 경험 접점을 대변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프로덕트로서의 브랜드가 아니라 브랜드력 그 자체를 표현하는 공간에, 마케터들은 집행의 재미를 느끼고 소비자들은 마치 놀이동산처럼 그곳들을 즐기지 않았나 싶다. '돈'이 아닌 '시간'을 소비하러.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팝업이란 공간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자꾸 팝업을 찾고, 투어를 다니고, 굿즈를 모으고, 자발적으로 바이럴 해주는 걸까? 우리 사회가 놀거리가 너무 없는 노잼 사회이기 때문일까?
물론 그것도 그렇지만, 짧은 내 생각으로는, 팝업을 다녀오면 "내 시간을 가치롭게 썼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진이든 리워드든 무언가 남겨가는 것이 있고, 요즘 핫한 곳에서 요즘 유행하는 것을 즐긴다는 느낌이 들고, 평소 해보지 않은 경험이 주는 생소함이 재미로 치환되며 어떠한 사회적 만족감이 충족되지 않나 싶다. 어쩌면 이것들이 SNS 인증 욕구와도 긴밀히 맞닿아 있는 것 같고.
다만 팝업을 다녀오면 소비자들은 "재밌다!"라는 말로 퉁 치지만, 마케터들은 "잠재 고객이 이만큼 늘었다!"고 평가한다. 좋든 싫든 오감으로 체험한 브랜드는 구매고려군에 들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 괴리를 눈치재지 못하게 진짜 재밌게 팝업을 기획하는 게 팝업 오픈을 앞둔 모든 브랜드들의 숙제라면 숙제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 팝업의 미래를 내게 묻는다면 글쎄, 몇 년 후 그 용어가 바뀔 순 있어도 '하나의 브랜드를 하나의 놀이기구처럼 즐길 수 있게 하는' 공간 활용 행태는 더 극대화될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 즉, 브랜드력을 표현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의 유무가 각 브랜드의 마케팅 플랜에 오래 오래 중요하게 자리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앞으로의 브랜드 경험은 입장한 순간부터 '하라는 대로 했더니' 브랜드 메시지도 듣고 / 브랜드 리워드도 받고 / (추억이라는 좋은 말로 포장되어) 브랜드 친밀도도 쌓이게 되는 식으로 물 흐르듯, 더 치밀하게 설계되지 않을까. 우리가 놀이기구를 탈 때 그저 몸을 맡기면 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