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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May 23. 2021

독일에서 로또

오래전 귀여운 나의 추억.

독일에서 잠시 머물렀을 때 로또를 접하게 되었다.


독일은 일주일에 2번 수요일, 토요일인가? 했던 것 같다. 일등이 이 주, 삼 주 안 나오기도 하고 오 등의

당첨금액도 매주 바뀌었다. 이런 로또의 재미와 주고받는 실질적인 독일어를 알아가며 그렇게 동네 사람과 마을에 적응해 갔다. 쏠쏠히 용돈을 벌고 있던 중, 벌컥 백만 원이 당첨이 되었다.

50유로까지는 구매처에서 돈으로 바꿔 쓸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농협으로 가서 직접 수령을 해야 한다고 친해진 사장님께서 설명해 주었다. 심지어 주소도 알려주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이미 사장님이 준비물도 일러 주셔서 챙겨서 갔다.


계좌에 돈을 찍어 주는 직원도 매우 기뻐해 주었다.


독일은 식료품은 저렴했지만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3인이 식사를 하면 일주일 동안의 식비가 지출된다.(우리 동네는 그랬다.) 평소 오가며 눈여겨보던 우리 집 일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하나씩 골라 먹고 맞은편에 있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젤라토와 파르페를 먹었다.

즐거웠다.


그렇게 20%를 쓰고, 50%는 다시 로또를 하며 소소한 용돈벌이를 했다. 독일에선 실질적으로 50% 모두를 소진하며 마이너스가 될 정도는 되지 않았다. 당첨확률이 꽤 높고 금액도 매주 카페와 케이크를 사 먹기 좋았다. (그 당시 운이 내편이었나?)


독일에 가면 또다시 할까?

내 대답은 “아니다.”


그 시간과 그 금액은 보이지 않는 나의 가치들에 비해 그렇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인간은 더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그 소속의 노예가 되길 멈춘다는 건 어느 경우든 맞는 것 같다.


두근두근 즐겁고, 재밌는 상상과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내 귀여운 추억의 로또는 더 큰 앎에 의해 소꿉놀이의 추억으로 담아두었지만 사진첩에 있던 그 날의 기분과 순간들을 이 곳에 옮겨 놓으며 브러치로 토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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