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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Oct 03. 2021

버섯 볶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버섯의 속내를 마셔보아요.

아무래도 음식을 팔다 보니 조리법이나 식재료들에 대한 질문과 걱정을 많이 듣게 된다. 이런 이유로 식재료들의 특성을 더 자세히 연구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발견한 것을 알려주면 대부분 그 식재료만이 낼 수 있는 맛을 좋아하게 되는 듯 보인다.


"나 원래 그거 안 좋아하는 데... 이게 이런 맛을 내는군요."

보통은 아무런 양념이 되지 않고 농축된 맛을 직면할 때 하는 말들이었다. 뭔가 맛이 재배열되는 순간이라 여겨진다.


내가 만나 본 버섯의 속내는 이랬다.


맛타리 버섯

다진 마늘

참기름

포도씨유

안 매운 꽈리고추 1개

소금, 후추, 깨소금

집에 있는 장조림(선택)


버섯을 알맞은 크기로 뜯어 살짝 씻어 놓는다.

프라이 팬(중간 불)에 마늘과 참기름, 포도씨유를 1:1 넣고 마늘 향을 낸다. (참기름만 넣을 경우 쉽게 타버리기 때문에 포도씨유로 참기름이 타는 것을 예방하며 충분히 마늘의 향이 나도록 볶을 수 있다.)

씻어 놓은 버섯을 넣고 약 7분 정도 기다리면 버섯이 엄청난 양의 육수를 뱉어낸다.

집에 장조림이 있다면 요만치 넣는다.

수저를 준비하고 떠서 마실 시간

어어... 나도 그 마음 알지만 딱 10숟가락만 드세요... 버섯에 다시 흡수시킬 육수입니다.

약 15분 정도 두면 버섯은 옷을 입 듯 육수들을 입는다. 그리고 점점 더 탱글탱글 쫀득쫀득해진다.

이때 안 매운 꽈리고추 1개를 넣어주면 버섯에 향수를 뿌린 듯 향과 미묘한 맛을 더 높여준다.

거의 바닥이 보일 때 버섯 하나를 먹어보고 본인에 맞게 소금, 후추 간을 한다. 간이 마무리가 되면 불을 끄고 참기름을 두르고 깨소금(통깨를 소금처럼 부순 것을 가리킴)을 뿌린다.


버섯볶음은 보통 냉장고 안에서 상하기 쉬운 품목(버섯이 미처 벗은 옷을 입지 못한 상태)이나 위 조리법은 기존의 상태보다 2~3일은 더 두고 먹을 수 있다.


버섯이 내어주는 속내를 마시며 너는 이런 맛이구나 혼자만의 낄낄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무척 저렴한 재료로 엄청난 행운을 만나보세요.

슬슬 나를 위한 요리가 즐거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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