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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Jan 28. 2022

훈육

훈육의 마무리는 ‘감사인사'라는?!

나는 훈육이란 단어를 올리면 '엄격한', '권위적인'이란 단어가 연상된다. 당신의 연상 단어는 어떤 것들인가?


아이는 곧 초등학교 2학년이 된다.  

흔히들 말하는 "몇 살이 되면 이런 일이 널 기다릴 거야."라는 선 경험자들의 말 중 '100일의 기적' 외엔 적용되는 것이 많지 않아 그리 위협적이거나 두렵진 않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걱정과 두려움보단 매일매일 많은 선택과 생각에 압도당한다.   

아이가 자기의 의견에 대해 말하는 것이 미숙할 땐 다량의 육아서를 읽어댔고 의지했다.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이야기하면서부터 육아서를 멀리 했는데... 다시 집어 들었다. 같은 말인데도 아이의 언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느껴졌고 부드러운 소통을 하고 싶었다. 아이의 말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이 말랑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내가 읽은 책에선 아이는 잘못된 것을 교정해 주길 바라며, 다양한 제안들을 제시하고 자기에게 맞는 방향으로 의논하며 가는 것에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이 작가가 피력하는 부분이었다.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부모가 자식에게 훈육을 함에 있어서 '평온한 마음 상태'가 가장 큰 이슈인데,  나는 평온한 상태였는 지를 가장 먼저 돌이켜 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에!

어제 사건이 발생했다.

도넛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가 더 이상 도넛을 사주지 않겠다는 어마어마한 말을 아빠에게 듣게 되었다. 아이는 울면서 나에게 왔고, 너무도 속상해했다.

"세상에... 아빠는 더 이상 나에게 도넛을 사주지 않겠대... 그렇게 맛있는 도넛을 먹지 못한다는 게 믿을 수 없어. 너무 속상해. 엉엉엉..."(ㅋㅋㅋ 너무 귀여운 거 아니니?)

너무 귀여운 아이를 안고 조용히 이야기했다.

"와.. 진짜 속상하겠다. 일단 진정해봐...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조금만 사달라고 할 테니 아예 없다는 말은 취소하길 원해."

"아빠는 네가 원하는 걸 도와주는 사람이야. 그런 아빠에게 네가 원하는 걸 잘 이야기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일단 진정하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잘 생각하고 다시 이야기해봐!"

잠시 후 아이가 다시 찾아왔다.

"엄마! 고마워요. 쪽."


어우야~ 이거 너무 드라마 같지 않니? 너를 이렇게 도와달라는 간접적인 칭찬이라 들을게.


아주 기본적인 규율이야 좀 더 오래 살았으니 아이보다 내가 더 많이 알아 부담스럽진 않지만, 점점 더 객관적인 사실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그게 참 부담스럽다. 그래도 지금처럼 모르는 건 모른다 해야겠다.


최근에 상처가 난 손에 크림을 발라주며 빨리 나으라고 음을 넣어 노래를 부르면 계속 만져주었다.

그랬더니 아이가 엄마는 신보다 더 대단한 것 같다며 또 훅들어온다.  


이런 아이의 극찬에 원래 사람은 칭찬을 좋아하며 그것이 움직임의 동력을 주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걸 경험하게 된다. 나는 요즘 참...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나에게 훈육이란 아이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잘못된 선택들에 대해 되짚을 기회를 만들어 보는 '훈훈한 육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늘 그렇지만 우리만 믿고 이 세상에 온 이 녀석을 어떻게 너답게 자립시킬지가 내 인생의 큰 고민 중 하나다. 나도 잘 모르겠는 급급한 내 인생이 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육아를 하며 고정관념과 이념들이 하나 둘 깨지고 변형되어 각인되는 과정이 나에게 무척 인상적이다. 역으로 훈육되는 기분은 나만 느끼는 느낌적 느낌일까요?

고마워요! 아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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