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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Jul 21. 2022

페타 치즈 그리고 수박 샐러드

나의 두 가지 치즈 이야기


1.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차렐라

네모난 노란색의 얇은 개별 포장된 치즈만 경험해왔던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식탁에 두부와 비슷한 모양의 것이 가지런하게 썰려 소금과 함께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한입 앙.

처음 모차렐라를 접한 엄마의 매너였다.

식사가 끝나도록 처음 모습 그대로 모차렐라는 퇴장.


지금도 이런 마케팅 시스템이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방문 판매. 방판!

엄마의 지인이 냄비세트를 파실 목적으로 그 냄비들로 평소 만들기 어려운 요리들을 뚝딱뚝딱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고 먹어보는 자리였다. 아주머니들이 우리 집에 잔뜩 모였다. 그중 가장 큰 사이즈의 동-그란 뚜껑을 가진 냄비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요리사가 동그란 스테인리스 뚜껑을 여니 피자가 등장했다. 예전에 봤던 두부 같던 치즈가 사방에 뿌려져 녹아 있었다. 한입 앙하니 팔을 어디까지 뻗어야 할지 끝도 없이 늘어졌다. 엄마도 나도 이 모든 상황이 당황스럽게 웃겼었다.


2. 아직은 낯선 페타 치즈

그리스 식당에서의 페타 치즈 샐러드는 모차렐라와는 반대로 상당한 짠맛과 씹을수록 올라오는 처음 느껴지는 향, 부서지는 식감이나 크리미 한… 뱉을 수도 삼키기도 어려운 치즈였다.



최근 다양한 술 페어링 테스트 중 페타 치즈 관련 레시피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페타를 물에 담가 짠기를 빼고 먹으니 이 맛이 또! 전체 발란스에 대단함을 만든다.


치즈는 본래 우리의 것이 아니어서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치즈를 면면히 들여다보고 맛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발효식품만큼이나 매력이 철철 넘치는 무궁무진한 식재료인 건 분명하다.


이제 그 페타 치즈를 갖고 여름이면 더위를 식혀줄 수박과의 합으로 만든 샐러드를 소개하겠다.


준비물

복수박 반 개

복수박이라는 작은 수박을 지역 시장에서 보았다. 1500원에서 7000원 정도의 주먹부터 멜론만 한 사이즈의 수박이다. 껍질이 얇고 달다.

오이 반개

페타 치즈 조금

레몬 하나

올리브(취향껏)


소스 재료

홀머스터드

올리브유

소금

후추

아가베 시럽( 설탕 대체 가능)


레몬은 깨끗이 닦아 필러로 껍질을 벗겨 얇게 썬다(제스트 만들기- 레몬의 향을 극강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

레몬은 반을 썰어 즙을 내고 아가베 시럽 1/2T(혹은 설탕 1T), 소금 1/4t, 후추 톡 한번 혹은 사각사각 두 번, 홀머스터드그레인 1/2t, 올리브유 4T

기름과 소스가 동동 뜨지 않도록 모든 재료가 잘 섞이도록 섞어 둔다

원하는 크기로 수박과 오이를 썬다.

오이는 미리 만들어 둔 소스에 섞어 맛을 베이게 한다.

페타 치즈와 올리브는 물에 2-3번 헹궈 짠맛을 뺀다.

수박을 올리고, 페타 치즈 올리고, 올리브 올리고, 오이 올리고, 소스를 2-3바퀴 돌린다.

오래된 과거에서 지금껏 즐겨 먹는 음식들은 자체 맛 내공과 변형이 되어도 다른 것과 잘 스미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참 강하고 유연한 힘이다.


학습에 의한 것인지 느낌에서 오는 것인지 아리송하지만 이런 것을 먹으면 나도 그런 힘이 안에서 나오는 것 같다. 확실히 알겠는 건 기분이 좋아지고 계속 먹어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정말! 수박이 페타 치즈를 만나면 이런 일이 벌어지더라고요!!  이 맛있는 맛을 함께 알고 싶었습니다.

느낌이 오거나 보아하니 메인 재료들이 집에 있다면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곁들임 술로는,

로제 혹은 쇼비뇽 블랑 혹은 블랑 드 블랑 혹은 샤도네이를 추천합니다!  

전통주로는 꽃향을 품은 증류주로 도수를 낮춰 드시는 방법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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