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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Oct 13. 2022

초등학교 2학년, 워킹맘 있습니다. (사업일지 9.)

팅커벨 각.

-MOM


1.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이의 담임선생님께 메시지가 왔었다.

'이런 메시지가 나에게 올 줄은...'부터 진정을 하고

장문의 메시지를 2~3번 반복하여 읽었다.

학습 분위기를 리고 말대답을 잘한다는 내용이며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도록 신경 써달라는 당부의 글이었다.

덜컥하는 마음과 어떤 방향으로 아이랑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많은 고민 후 쓰신 어려운 메시지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결론부터 말하면 약 3주 후 피드백 차원에서 전화를 드리니 매우  적응하며 다행이라는 말씀을 하시며 기뻐하셨다. 감사합니다. .


3.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의 큰 차이

준비물이 많고,

숙제가 많고,

1시쯤 집에 도착하고,

등 학원을 1학년 동안 함께하며- (이 과정에서도 많은 이견들이 생겨난다 예) 가방을 들어주어야 하나, 어느 반경에서 기다려야 하나, 날이 추우면 추운대로 더운 대로 어떻게 입혀야 하는가 등의 일들이다.)

그리고 단체생활을 잘 적응하는가

정도라 생각했다.


4. 아이가 당연히? 잘할 거라 생각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 드러나지 않으면 볼 수 없다. 아이가 더 늦기 전에 알게 한 것에 감사하다.


5. 예체능 학원 수도 늘리고 놀이터에 혼자 나가 노는 일도 많아지면서 듣고 배우는 것의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타협하는 방법도 늘고 기다리는 힘도 늘었다. 더불어 허세도 늘어나고 거짓도 드러나고 거기에 담임 선생님께 메시지를 받으면, 이 모든 것이 내가 일을 해서 이렇게 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며 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극적으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이 당시 나의 문제는 아이의 단점만 이~~~따만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6. 대부분의 선배 워킹맘들은 매일 함께 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들 그때그때 처리해 가며 모두가 엄청 고군분투 중인가 보다.  그래도,


7. 아이와 나에게 맞는 구체적인 원인과 방법들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상담을 받아볼 생각에 '저학년 심리상담'을 검색했다. 책이 몇 권 눈에 들어왔다.

너무 궁금해 ebook으로 구입해 몇몇 전문가의 다양한 사례들을 읽었다.


8. 아차 싶은 내용들이 있었다.

‘아이에게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는 완전 다른 세계를 들어가는 것이다.’라는 관점에서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상세하게 아이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었다. 새로웠다.


9. 나름 본인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그곳에서 매일, 많은 규율들을 지켜나가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며 변화에 적응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어울려야 하고 미션들을 해내고 혹은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온 것이란다. 이 모든 것은 태어나 7년 동안 아이에겐 없던 삶이었다.

8. 고생한 아이야, 너무 반갑다. 하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기쁘고 반갑게 쌍수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란다. (이 정도로???) 아이는 학교에 돌아와 작은 것이라도 간식 먹는 시간을 행복해한다. ‘나름의 편안한 집으로 도착한 달콤한 의식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8살에겐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그렇다면, 쌍수쯤이야~


10. 허세와 거짓말에 대해 저학년  

'너는 거짓말 쟁이야!!!!', '커서 뭐가 되려고 벌써 이래!'라며 초장에 눈물 쏙 바지게 혼낼 일이 아니란다. 이렇게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럴 수 있어. "라고 공감해주며 "그래도 그건 사실이 아니니 잘못된 거야. 다음엔 그러지 않아야 해~~~~ 라며 물결 넣은 톤으로 이야길 수십 번 수백 번 아이가 잘못된 것이란 것은 인지할 때까지 해줘야 한다는 거다.


10’. 중학교 때 이런 일이 꾸준히 벌어지면, 그때는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상담 선생님이 필요한 상황이라니… 서로 힘든 추억을 공유하게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나에겐 기회가 남아있다.


11. 너무 거창하다고 남편은 민망할 정도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사랑과 존중으로 대해야 한다는 의견과 수긍이 가는 부분은 실생활에 도입해 보기로 했다. 조금은 어색하고 익숙하진 않지만 ‘하… 너무 오버 같다…’하는 순간 아이가 큭큭큭 좋아한다. 심지어 드라마틱한 변화도 보인다. 우린 서로 지치지 않게 격려하며 내실 있는 아이로 잘 성장하길 기대해 보려고 한다.


12. 아이랑 1시간 노는 것보다 20분 정도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면 아이도 더 이상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하지 않는다. 요즘은 이것이 우리의 역할인가 보다.


13. 이런 경험이 없었고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내가 내 경험치에 비춰 아이를 키우는 건 너무 당연하다.

그. 러. 나  

아이는

"엄마! 공부하세요!"

"지금은 2022년 도라고요~"하는 신호를 보낸다.


13’. 그래도 구구단 음이 나랑 완전히 똑같다는 건 너무너무 놀랍다!!! 가장 탁월한 음인가?


14. 잠깐잠깐의 양념처럼 팅커벨 봉을 아이 심장에 콩콩 대주면 아이의 기분이 사르르 괜찮아지는 팅커벨이 힘이 아직 작용한다. 이 힘이 조금만 조금만 더 오래오래오래 유지되면 얼마나 좋을까?


- WORKING


1. 육아와 같이 끝도 정답도 없고 내 선택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흐름이 내 사업과도 너무나 닮아있다.


2. 회사도 하나의 인격체라 생각한다. 키운 지 오래되지 않아 비슷한 케이스의 서적들을 기록해두고 현장에서 재현해보며 나에 맞게 다시 수정하고 기록한다. 아이를 처음 키웠던 방법과 같이 말이다.


3. 같은 업종이 아니더라도 태도나 방향성이 비슷하다면 메일을 보내 실질적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톡을 보내 가볍게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감사하게도 그들은 성의 있고 흥미롭게 응답한다. 기회가 생긴다면 그들의 매너를 나에게 의견을 푼 누군가에게 고스란히 건네고 싶다.


4. 어떻게 저런 어리석은 선택을 하냐는 말도 듣지만, 오랫동안 내가 지치지 않고 계속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나에겐 중요한 일이다. 또한, 결과로써 증명해 나간다면 나 같은 사람들에겐 괜찮은 다른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바라보며 오늘도 향신료 냄새 빨로 하루를 열고 마감한다.


5. 향신료가 기름에 볶아지는 이 냄새는 자연으로부터의 다양한 향의 힘 때문인지 기운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 맡는다면 더 나은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 외식산업에 부적응을 하는 것은 아니나 우리가 갖은것이 몸 하나뿐인데 너무너무 하게 쏟아붓는 건 아닐까? 나는 이 질문에 더 명확한 답을 얻고 싶다.


5. 이런 생각들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쉽고 눈에 보이게, 현실의 언어로 접근할 수 있을까??? 그래도 요즘 어렴풋 감이 오며 매끄럽게 소통할 방법을 찾는 중이다.


6.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더라도 내가 일을 하냐 마냐의 이슈는 더 이상 중심에 두지 않기로 했다. 꽤 훌륭한 많은 방법들과 전문가의 합리적인 분석과 매뉴얼도 의지가 된다.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알아!” 믿기 어렵지만 아이에게 사회생활이 생기면서는 때론 이 믿음에서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 나는 그 객관성을 유지하는데 힘을 써보기로 했다.


7. 아이 역시 엄마가 함께 있다면 더 좋지만 멋지게 일하는 엄마도 좋다고 응원한다.


그럼 나는 너 믿음 받고,

엄마, 일단 10년만 고?!



그럼에도...

정말이지! 모든 엄마들에게 충전 없이도 쓸 수 있는 울트라 만능 슈퍼 팅커벨 봉을 개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출처- pinterest

오늘도 정말! 진심으로 고생하셨습니다.

또 이렇게 모두에게 배워가고 실례로 공유하며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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