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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Sep 10. 2022

회복력(사업일지. 8)

초록 초록하게.

회복력(回復力) [회봉 녁/훼봉 녁]

- 어떤 자극으로 달라진 상태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오는 힘.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일 년에 두세 번 전화하는 고객이 있다. 이맘때 혼자 보낼 듯하여 송편은 드셨냐 전화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 전 보다 성장한 느낌이 든다는 이야길 하는데, 짠하다 하더라.

성장을 했다는 건, 반드시 성장통을 겪어야 얻는 전리품일 텐데... 애썼다 한다.


전 같았음 그런 짠한 내가 안쓰러웠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겪어야 넘는 단계라면 겪고 넘어가야 하는 건 덤덤히 그만큼 겪기로 했다. 그리고 그다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시간을 쓰고 싶다.



부정적인 일이 나에게 벌어지면 지금껏 나의 잘못을 먼저 점검하였다. 내가 잘했다면, 내가 조금 더 노력했다면, 내가 조금 덜 예민했다면... 이란 후회들로 많은 시간들을 허비했다. 내부에서부터 모든 잘못을 찾는 것이 일 순위였고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많은 일들이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더불어 "좀 더 잘하지 그랬어...", " 네가 좀 그런 성향이 있지...", "어머! 어쩌니.. 큰 일이네..."이런 덤들은 나를 더 오랫동안 그 상황에 두었다.


석가는 '제1의 화살은 맞을지언정 제2, 제3의 화살은 맞지 말라'라고 했다.


첫 번째 화살을 맞은 나는 나를 돌보지 않고 제2, 제3의 화살을 창조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나를 망치도록 나와 타인들의 말을 기울였던 시간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방법이 나에게 옳지 않다는 것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내가 지금껏 이런 행동을 했던 이유는 나의 두려움인' 외로움' 때문이었다. 주변 사람들을 잃으면 내가 외로워진다는 것이 언제부터 마음속에 자리 잡혀있던 정의였는지는 짐작이 가지 않는다. 이 외로움은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고 맹신해 왔었다.


그리고 최근에 외로움이란 단어를 고민하였다.

태어나면서부터 안고 가야 하는 절대적인 죽음, 외로움, 사람과의 관계 등에 대해 확장해서 생각이 이어졌다. 그리고 외로움을 다시 정의했다.

오직 나의 것, 사람들과의 관계와는 무관한 것.

이런 것들에 대해 나의 보호 방법 및 해소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조금 더 빨리 일상으로 돌아오고 스트레스 후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만들었던 방법들을 되짚어 보니 독서(채움), 공부(받아들이기, 잡념 없애기), 운동(발산 및 키우기), 글쓰기(해소)였다. 생각만 해도 안도가 되는 것들이다. 특히 글쓰기는 내 장점과 단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내 마음의 쓰레기를 비우고 내 행동의 바탕이 되는 지지대 같은 친구다.

또 첫 번째 화살로 인해 생긴 외상을 회복할 때 내 주위 사람과 환경을 다시 고려해 보고 재배치해야 다음번 대처가 조금 더 수월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주위 사람과 환경에서 받는 지지와 긍정적인 인간관계는 탄력적이고 강한 회복력을 발휘한다.


최근에 고객이 칭찬을 남겼다.

"당신을 아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존중받고 있음을 느낍니다. 고마워요."

그 짧은 시간에 오간 대화 속에서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 더욱 내 말에 조심성을 두고 아껴 뱉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더 성장할 것이다.


차갑고 단호할 때도 있겠지만 좋은 초록들을 선별하고 그로써 두려움 없이 푸른 숲을 이루며 가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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