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rim Feb 17. 2016

육아의 특권

나를 다듬어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

2화


몸에 집중하는 연습


18~24개월에 해야 하는 건강 검진을 하러 병원에 갔다. 의사를 만나기 전 여러 항목에 대해 표시해야 하는 작성 지를 채워야 한다. 15~20분 정도 소요되는 문답지를 작성하며 종종 한참을 생각하거나 그게 이건가? 그걸 이렇다고 말할 수 있나? 하며 적게 되는 항목들도 있었다. 순간 '워킹맘들이 이걸 병원에서 받아 적어 내려갈 때 여러 가지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 하는 오지랖도 들었다.


일본에서 잠깐 한국에 들어온 오빠에게 이 이야길 하니,

"작성 지를 미리 받으면 관찰 후 적어가면 되는데 뭐가 문제야?" 하는데(일본은 이런 순서로 진행되나 보다)생각해 보니 그렇게 되면 병원에서 지체하지 않아도 되고 그 시기에 관찰해야 할 항목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거나 관찰하면서 드는 의문점에 대해 의사와 상의해 볼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질의응답을 마친 후 아이도 우리도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었음을 다시금 느끼며 감사했다.

아이를 보고 있거나 허리가 아파올 땐 내가 걷고, 뛰고, 계단을 오르고 내릴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때가 생긴다. 또 골반 위에 양손을  올려놓고 걷다 보면 다리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신체가 움직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 점점 낡아가고 있는 나에게 오늘 더 집중하고 자세도 바르게, 몸도, 정신도 건강하게 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당장은 아이가 보고 배울 사람이  우리뿐이고 동기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달한 그림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