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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Oct 06. 2016

이사

한 사람을 알게 된다는 건 그의 수십 년의 세월도 함께 오는 것과 같다

새로 산 짐이 많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구한 집이라

아주 쉽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사는 이사였다.


지난번 따뜻한 맞이가 고마와 키 받는 날 드리려고 바이올렛 장미꽃 한다발을 준비했다.

대신해 꽃을 전달해 주고 온 그는 집주인이 환영 선물로 화분 4개를 집에 놓아주었다고 했다.

발코니가 없는 집이라 화분에 대한 아쉬움을 애초 접었었는데, 볼락씨 부부 덕분에 그럴 이유가 사라졌다.


한국에서 김포공항에 있는 롯데 시티 호텔에 하루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큰 창문으로 구름과 하늘이 보이더라

이런 곳에서 살면 진짜 좋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를 재우고 있는데 이 집이 그런 집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침실은 태양이 뜨는 걸 볼 수 있고 거실은 노을이 지는 풍광이 보이는 구조의 집이다.

내가 지내 온 세월보다 오래전부터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

이런 모든 사실을 집주인도 알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새로운 사람과 환경을 접하게 되는 요즘.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매일매일 내가 리셋이 되는 거였구나. '

좋은 사람들이 전해주는 향은 든든함을 마련해준다.

이런 일들이 지속적으로 누적이 되면 안보이는 것들이 보이게 된다. 다른 세계가 보이는 경험은 두렵지만 에너지 가득하다.

매일 같은 날이였을텐데 오늘과 어제 그리고 내일이 달라지는 순간이다.


하늘 이야기를 들여주었더니 아침에 눈뜨면 보라고 블라인드를 열어두었다.

 9월 오전 7시 45분 하늘

눈 뜨자마자 한참을 보다 스트레칭을 하고 누운 곳에서 찍어본 하늘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좋을 이유를 이 집의 하늘로 추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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