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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Oct 16. 2016

백김치 만들기

타국에서 배추김치 만들기 #1.

아이의 언어발달 시기에 함께 발달이 되는 것은 모방인 듯하다.

끼니때마다 올라오는 김치를 본인만 안 주니 요즘 식탁은 아이와 뜨거운 탁상공론 중이다.

물론 두어 번 신세계를 경험하곤 매우 고통스러워했지만 반복되는 도전과 시련에 이렇게 일은 벌어졌다.

배추김치도 사기 어려운 마당에 백김치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는...


이곳 사정에 맞게 응용하여 만들어 보았다.

액젓이 있는 곳은 이와 비슷한 형태의 음식이 지구 어디든 존재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글로벌한 유통구조 덕분에 '국적이 있는 음식'이란 말은 좀 무색해졌지만, "오랜 문화에 녹아든 고유성"은 반드시 존재는 하는 듯 보인다.

이 곳에서 찾은 액젓과 물심양면 나를 도왔던 요구르트로 만들어 본 백김치이다.


백김치를 만들려다 보니 어떻게 지금의 빨간 배추김치를 먹게 되었는지 음식 속 이야기를 살짝 기록해 본다.

* 고추는 조선 후기에 들어온 채소이므로 우리가 먹는 빨간 배추김치는 역사가 아주 긴 음식이라 볼 수 없다. 그 이전엔 장 김치나 백김치와 같은 간장, 액젓 혹은 소금으로 담근 채소로 겨울을 나기 위한 저장식에서 발달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이 감칠맛과 중독성을 주기도 하지만 고춧가루가 들어간 김치의 우수한 점은 살균 작용과 보존기간이 다른 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진다는 점이다.  그 점이 배추김치에서 고추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해외 식문화 고찰을 할 때 알게 된 에피소드 두 가지가 있다.

30년 전 매운 것에 길들여지지 않은 프랑스인이 한국음식 홍보 때 먹게 된 빨간 음식을 먹고 응급차에 실려 갔단 에피소드를 들은 적이 있다.

고추는 일본에 먼저 들어온 작물인데 그 식물을 먹고 죽어나가는 사람이 생기니 그것을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시켜 침략의 도구로도 사용했다는 설도 있다.

요즘 이 곳에서 신라면을 끊이며 올라오는 매운 연기에 눈물이 나오고 기침이 나오는 나의 반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3개월 만에? 이게 말이 되니?

응급차며 죽어나갔다는 말이 거짓이 아닐 수도 있겠단 생각이 스쳤다. 진짜일 수도 있겠다............

-음식 속 이야기 -


 LIDL에 중국 배추(china kohl)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알배기 배추보다는 조금 더 큰 배추가 있었다.
 제일 먼저 배추를 절이는데, 반은 배추 머리를 붙여서 반은 돌돌 말아 볼 예정으로 배추 머리를 자르고 절였다.
들어가는 채소를 다듬고 당근과 무, 파프리카는 소금과 설탕에 절인다. 아슬아슬하게 달린 무청(무청을 풀로 인지해 먹지 않는지 무청이 달린 무를 아직 못 보았다)도 넣어 주었다.
부추, 양파, 파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여전히 마늘과 생각은 칼로 다지고(내편 찬스)
이렇게 휘어지면 ' 나 준비됐어요~'로 받아들여도 된다. 채에 바쳐 물기가 빠지는 동안 김치 안에 넣을 소를 준비한다.

여기서 구입한

* XO생선소스와 오징어 소스(이건 한국에서부터 사용해왔는데 국의 간을 하기에 좋은 조미료다)를 7:3의 비율

* 설탕 1T

* 요구르트 3T

* 마늘 3T, 생강 1T(일반적으로 3:1)를 넣고 

설탕이 잘 녹도록 저어준다.


*** 설탕과 요구르트 모두 빼고 '갈아 만든 배' 음료수를 이용하면 그렇게 맛있다는 김치 명인(소곤소곤:현업의 김치 명인들에게서 나온 이야기니 믿어보아요. ^-^V)들의 말이 있다.

*** 어른 김치로 감칠맛과 매콤함이 필요하다면 고추씨를 넣어 주면 된다. 시원하고 매콤하며 감칠맛이 도는 백김치를 맛볼 수 있다. (고추씨는 면포에 담아 국물 밑에 깔아주면 더 깔끔한 김치 모양을 유지할 수 있어요. )

만들어 놓은 재료에 절여 놓은 다양한 채소를 모두 넣어 섞는다. 배 대신 사과를 얇게 썰어 대신했다.

배추 없이 준비한 위 과정만으로도 반찬이 되거나 고기와 곁들임 샐러드로 이용해도 좋다. 

배추 머리가 붙은 포기는 김장과 같은 방법을 이용하고 배추 머리가 없는 입들은 소를 넣어 돌돌 말아준다.

반을 썰어주면 특별한 기술 없이도 예쁘게 김치를 썰 수 있다.

통에 넣고 랩으로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눌러 준 후 반나절 상온에 둔다.

그 후 냉장고에서 알맞게 익혀 준다.


* 특별한 식사가 필요하다면 준비해 보아요.

* 달큼한 채소 국물을 많이 얻을 수 있으므로 김치말이 국수로도 별 레시피 없이 뚝딱  만들어 볼 수 있어요.

* 특히 수유부나 위장 장애 혹은 대장 장애로 빨간 김치를 먹기 어려우신 분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요.  

* 아이가 첫 생채소를 시작한다면 도전해 보아요.



감사하게도 아이는 밥을 적당히 푼 후 '김치 얹어주세요.'' 김치 먹을 거야' 이러며 밥 한 그릇을 비워준다.

(갑자기 수저질을 하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반찬이나 흥미로운 반찬을 보게 되면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학습을 하는 변화가 생기나 보다. 이 시기에 대부분의 일들에 동기 부여를 받아 한 번 하게 되면 나머지는 알아서 하는 것 같다. 물론 끊임없는 반복에 대한 호응은 우리의 덤이지만....)

내일 또 어떻게 바뀔진 아무도 모르지만, 진정 감사한 일이다.


백김치 먹고 우리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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