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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Nov 07. 2016

아이와 함부르크(Hamburg)

햄버거 동네, Hamburg

베를린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함부르크를 다녀왔다.

물의 도시이자 독일 제2의 도시로 알려진 함부르크를 유럽인들도 여행지로 많이 선택한다고 해서 궁금했었다. 

시내에 도착한 우리는 베를린과는 다른 느낌의 도시 풍경과 느낌에 여행 온 기분이 들었다. 

이때 갑자기 버킷리스트가 스쳤다. 

'아이가 중학교 가기 전까지 유럽의 대부분을 여행해 보는 것!'

지금은 '아이가 같이 가고 싶을 때까지'로 변경이 되었지만, 그런 일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강해졌다. 


짧은 일정으로 미니어처 랜드와 수산 시장 그리고 생선 요리와 햄버거 먹을 일정을 잡고 천천히 다니기로 했다.


DAY.1

첫날은 미니어처 랜드를 선택했다. 

인터넷 예약과 저녁 예약 시 가격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줄이 길게 서있어 보니 다들 코트를 벗고 맡기고 있었다. 

'더운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입장  


1층부터 기념품 가게여서 난관 봉착. 아이와 한참을 머물고 설득 설득해서 4층 전시관에서 3층으로 내려오며 구경하기로 했다.  우리 모두 우와~우아하며 나도 그도 정신없이 구경을 시작하려 했다. 10분 정도 구경하다. 유모차와 코트를 맡기러... 1층으로 다시 내려갔다. 

1. 유모차는 사람들의 보행로를 방해한다. 

2. 외투는 덥고, 불편하다. 

초등학교 때 스케이트 장에서 짐을 맡길때 보았었던 그런 광경이였다. 시간이 멈춰진 기분. 

내려가면 유모차 맡기는 곳이 있고 번호표를 받고 금액을 지불하면 된다. 

낮과 밤도 이곳엔 존재한다. 우리는 그곳에서 보름 이상은 보낸 듯하다. 

공항도 가보고

이탈리아도 가보고 스위스도 다녀왔다. 


26개월 아이도 너무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곳.

함부르크에 아이와 온다면 이 곳 일정은 넣어두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장소 같다.


DAY.2

다음날은 수산시장으로 

베를린에서와 같이 왕복표를 일상처럼 구매한 우리는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

베를린에선 표를 미리 구입해 놓아도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지만 함부르크 기계는 구입과 동시 시간이 찍혀 왕복표가 모두 편도 편가 되어버렸다. 이런 일이 다반사라는 인포 아저씨...

여행지에서나 할 수 있는 돌발의 힘으로 표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에게 교환을 시도해 보았다. 다행히도 교환은 이루어졌다. ** 함부르크 기계에선 하루 종일 패스나 편도만 이용하시길!


우리가 간 수산시장은 소매가 이루어지기보다 도매 위주의 시장인 듯 보였고 2시 반쯤엔 모든 일과를 마치는 청소도 끝난 상태였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여행은 '이건 꼭 봐야 해! 꼭 해봐야 해!'하는 마음이 줄었다. 

그곳을 가고 그곳에서 주는 기분을 담고 오는 것.

좋으면 또 가고, 또 가면 다른 곳도 눈에 보이고 같은 곳인데 다른 느낌도 주기도 한다.   

갈 데 많은데 똑같은델 왜 또 가나 싶기도 했지만, 이런 여행이 주는 맛이 좋아졌다. 

같은 책을, 영화를, 만화를 보는 이들과 비슷한 마음일지 모르겠다. 

내가 달라져서 보이는 것들의 변화들. 


우리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시장 근처에 구글 앱에서 알려 준 맛 좋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본 광경이 눈앞에 딱 펼쳐지면 뭔가 보물찾기를 한 듯한 기분이다. 

엘베 강을 따라 쭉 걸어가니 우리가 찾던 레스토랑이 나왔다. 


들어가니 또 코트 맡기는 곳이 있었다. 

이번에는 바로 맡기고 입장

코트를 받을 때 지불하는 금액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이 서비스에 대해 본인의 성의를 표현하면 된다. 이런 일을 기계 아닌 사람이 하고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며, 나는 이 서비스가 더 마음에 들었다.  


자리를 안내받는데 뭔가... 드레스 코드가 있는 식당 같았다. 


주문을 하니 먼저 우리가 시킨 음료들과 신전 빵 그리고 아이를 위한 색연필과 퍼즐을 건네주었다.  

식전빵을 공짜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 식당과 처음 접하는 이미지이자 음식이기에 살짝 설레임이 들었다. 

초밥 먹은 지 너무 오래되어 시켰지만 초밥은 초밥집에서!

이 곳 식당에선 메인 요리나 전통 지역 요리가 내 입에 더 좋았다.  

아직 식탁 매너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로 옆 테이블에게 방해가 될까 걱정스러웠지만 옆에 앉은 프랑스 노부부는 그럴 때마다 괜찮다는 눈빛을 보내 주었다. 본인들의 디저트도 선물해 주었다. 먼저 자리를 일어선 할아버지는 아이의 머리에 입을 맞춰주었다. 그것이 인상적이었는지 아이는 '할아버지가 머리에 뽀뽀해줬어요.'를 여러 번 이야기한다. 식당은 구글 맵 후기와 같이 서비스도 분위기도 맛도 좋았던 곳.


함부르크는 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색적인 경험과 풍경들을 보며 이 곳을 여행지로 선택했다는 이들을 공감해 가기 시작했다. 


DAY.3

마지막 날

버거를 너무도 좋아하는 그를 위해 찾아본 식당. "The burger lab."


베를린도 그렇지만 이곳에서 프랜차이즈 버거집이 수제 버거집보다 적은 것 같다. 

그리고 맛도 가격도 더 좋다. 아! 아직 프랜차이즈 버거집은 안 가보았으니... 가격이 더 좋다. 

the burger lab은 아이 의자도 있고, 책도 있어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우리 모두 한 숨을 돌릴 수 있다. 

아침 버거와 특별한 버거 그리고 여기 오면 꼭 먹어 보라는 고구마튀김.

우리가 주문한 음식을 모두 먹고 다시 기본 버거와 고구마튀김을 재주문했다. 

수제버거집의 매력은 고기의 익힘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과 피클이 통조림이 아니라는 것.


매번 돌아오는 기차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과 여건이 가능하다면 연말에 다시 오기로 했다.

일요일에만 여는 수산시장을 가보고 싶고 곳곳에 있는 맛집과 곳곳에 있는 공원들을 도 더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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