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rim Aug 13. 2016

아이와 라이프치히(Leipzig)

클래식 버스킹을 만날 수 있는 도시.

대부분의 여행객은 베를린에서 체코행을 택하는 듯 보였다.

기차에서 만난 열여덟 살의 예쁜 네덜란드 배낭여행객도 이십 대 초반의 영국 여행자의 경로도 그러했다.

우리가 내린 드레스덴 역엔 큰 배낭을 멘 여행객이 거의 없었다.

우리는 베를린에서 드레스덴으로 그리고 라이프치히행을 선택했다.

잘 알지 못하는 라이프치히가 왜 궁금했는지 모르지만 한국에서부터 꼭 가보고 싶은 도시였다.


저녁 열차를 끊은 우리는 12시 체크 아웃을 하고 비도 오는데 어떻게 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라이프치히는 독특하게도 "passage"의 형태로 아케이드처럼 생긴 건물들이 쭉 연결된 곳이 많았다.(과거에 날씨 영향을 덜 받기 위함이였을까...? 덕분에 우린 좋았지 말이다.)

다행히 비도 거세게 오지 않았고 오후엔 맑아졌다.


우리가 도착한 역은 "MARKT"역.

역에서 엘리베이터를 나오니 바로 광장이어서 깜짝 놀랐었다. 놀라운 첫인상.

길거리에서 열리는 클래식 버스킹은 보통 1명의 연주자보다는 2~3명으로 구성된 연주자들이 화음을 만들어 바흐의 곡이나 현대곡들로 연주를 들려주었다.

metallica의 nothing else matter를 두 개의 바이올린과 하나의 첼로로 연주하는 소리와 그 앞에서 춤추고 있는 유아의 몸짓은 모두 자유롭게 느껴졌다.

바흐와 토마스 교회(Thomaskiche)가 라이프치히의 상징처럼 알려져 있어 멘델스존 박물관을 놓칠 수 있으나 라이프치히에 가는 분이라면 일정에 넣어도 좋을 듯하다. 아이와 함께라면 더 추천하고 싶다.^-^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엔 그의 집에서 작은 음악회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이가 마구 뛰어다니지만 않는다면 아이와 부모 모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곳이다.

라이프치히 대학 앞 광장에 장이 섰다. '클라멘타인도 발견!' 가격도 감사하여 두 번이나 구입하게 되었다.
토마스 교회를 악보로 그린 이 그림이 라이프치히와 닮았다란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는 겨우 기차 시간을 맞춰 역에 도착했다.

끌리는 곳이 있다면 가보는 것도 좋겠다란 생각이 들게 만든 나의 라이프치히였다.


ESSEN1. Zum Arabischen coffe Baum
책에서 보았던 카페 바움(Zum Arabischen coffe Baum)이란 곳은 1711년에 문을 연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숍으로 1556년경 지어졌다고 한다.

이런 배경을 갖고 있기에 3층엔 이곳의 역사를 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아 관람할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리는 스페셜 바움 커피, 부드러운 카푸치노

마지막 하나 남은 누가 초콜릿 케이크를 주문했다. (이 곳에서 인기 있는 케이크란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다녀온 헬 카페에서 언더락 잔에 카페라테를 준 것이 특이했고 더 예뻤다. 그런데 독일의 많은 카페에서도 우유가 들어가는 대부분의 커피는 이렇게 유리잔에 담아낸다.  

여태껏 경험해 본 독일 케이크의 시트는 스펀지보다는 파운드에 가까운 질감의 케이크들이었다. 묵직한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당근케이크 같은 시트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들이 스펀지케이크를 접하면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ESSEN2. Auergachs keller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타락시키기 위해 데려왔다는 곳이 이 곳 아우어바흐스 켈러(Auergachs keller)란다. 실제로도 괴테의 단골집이었다고 한다. 가게 앞에 파우스트의 신발이 유난히도 금빛이 나는 건 그곳을 쓰담 쓰담하면서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진다는...

나도 쓰윽~ 쓰윽~


메뉴 선택이 어렵다면 주방장 추천 메뉴도 합리적이고 맛이 좋다.

내가 경험한 독일의 몇 음식점들은

대부분 담당 직원이 있고 주문부터 계산까지 그 직원이 우리를 도와준다.

음식은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이 각각의 접시를 들고 직접 서빙을 한다.

자리에서 계산을 하다 보니 식사의 모든 과정을 도와준 그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팁을 주게 되는데 먼저 모든 계산을 한 후 남은 동전을 되돌려주던가 식사 시간 동안 그 직원의 도움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느낀다면 음식값의 몇% 정도의 금액으로 보답을 하는 듯 보였다.


이곳은 까만 머리인 우리에게 영어 메뉴판(많은 음식점들이 독어로만 된 메뉴판을 갖고 있다.)과 아이에게 줄 색연필, 간단히 놀 수 있는 노트도 센스 있게 주었다.

재밌던 기억은 계산하고 남은 돈을 팁으로 주려했는데 예쁜 직원분이 좋은 주말을 보내라며 오히려 나에게 파란 눈의 윙크와 40센트의 팁을 주었다? 신기한 경험이었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ESSEN3. Cafe Kandler

바흐 박물관을 다녀오느라 목록에 있던 카페 칸들러(Cafe Kandler)는 방문을 포기하고 이곳의 자랑으로 알려진 라이프치거 레어쉐(Leipziger Lerche)와 바흐 탈러(Bachtaler)를 두 개씩 구매해 나왔다.

레어쉐는 마들렌 같은 맛이 였다. 우리는 당신을 유혹한다는 말이 마음에 든다. ^-^
Lerche는 종달새란 뜻. 과거에는 종달새 고기와 허브, 달걀등을 넣어 만들었다고 한다. 종달새 사냥이 금지된 후로는 달콤한 파이 버전으로 바뀐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아몬드 가루와 견과루를 넣고 체리를 넣는데 체리는 종달새의 심장을 상징하기 위함이란다. 하지만 우리가 구매한 파이안에는 심장은 없었다.


바흐 탈러는 시간이 있다면 다시 들어가 사고 싶은 취향의 것이었다.

냉장고에서 꺼내는 것을 보고 나오자마자 바로 시식.

한 가지 음식에서 오묘하게 여러 가지의 맛이 나는 음식을 아주 좋아하진 않지만 이것은 여러 개의 층이 있음에도 뚜렷하게 각각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초콜릿 과자였다.

시간이 된다면 토마스 교회를 보고 바로 옆에 자리한 칸들러 카페에서 여유롭게 종달새 파이와 바흐 탈러를 즐겨보시길!


ESSEN4. Steigenberger Gran Hotel Handelshof Leipzig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은 슈타이겐베르거 그랜드 호텔(Steigenberger Gran Hotel Handelshof Leipzig)이었다.

조식 뷔페로 투숙객들의 평점이 매우 좋게 평가되어 있어 경험해 보고 싶었고 아이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기엔 호텔 뷔페가 우리는 조금 더 편리했다.


이렇게 조용한 조식 뷔페를 이용해 본 경험은 이곳이 처음인 것 같다.

혼자 신문을 보거나 조용히 식사하기엔 아주 좋은 식당 같다.(별 다섯!)

하지만 혼자 완벽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고는 룸 서비스가 식사를 하기에 더 적합할 것 같다.


독일에 와서 지금껏 3번의 호텔 경험과 조식을 먹어보았는데 샐러드가 없었다.

빵 메뉴가 한 테이블에 가깝게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치즈와 요구르트, 다양한 스프레드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한국에서도 독일이나 이탈리아 빵류가 인기를 끌고 있으니 곧 다양한 형태의 스프레드 치즈나 요구르트가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다.) 디저트류의 빵은 단순한 편이었다.


커트러리는 많은 편이었고, 달걀로 만드는 음식들은 4~5 메뉴를 갖추고 직접 주문하고 서빙하는 형태였다.

머핀에 수란, 베이컨이나 익힌 연어 혹은 버섯이나 시금치 등을 얹고 홀랜다이즈 소스를 얹어 주거나 일반적인 2~3종류의 오믈렛, 팬케이크, 삶은 달걀과 곁들인 소시지 등의 메뉴 형태였다.

개인적으로 채소로 풍성한 아침보다 따뜻하고 적은 양의 아침식사가 더 마음에 들었다.


이 도시는 대부분 걸어서 주요 명소를 다닐 수 있기에 반나절에서 하루 일정으로 많이 소개가 되는 곳이다.

하지만 그 도시의 아침도 보고 점심 공기와 사람도 구경하고 저녁 불빛도 보며 한가로이 거닐어 보는 것도 명소 보는 것만큼 좋은 추억과 기억을 남겨주는 것 같다.     

우리 같이 아이가 있다면,

평소 10분이면 될 일이 1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아예 그 일을 못하게 될 수 도 있으니 너그러운 자세를 위해 넉넉한 일정도 추가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전 13화 아이와 함부르크(Hambur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