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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모음 Jul 12. 2021

[스노볼 드라이브] 그 후의 이야기.1편

낯선 곳으로의 여행



책을 읽기 시작 한지 이제 1년 정도 되어간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한 권, 한 권 읽을수록 보고 싶은 책들이 생겨나고 메모장에 하나씩 적어 나갔다.

수많은 책 중에 세계 문학 전집은 유독 자주 보였고,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품들이 많다. 그중 민음사에서는 1998년을 시작으로 300여 권이 넘는 책들을 출간하였고, 앞으로 1000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 민음사 박맹호 회장의 꿈이라고 한다.


그러나 책을 접한  얼마   나에게는 어릴 적부터 많이 들어본 괴테, 도스토옙스키, 조지 오웰,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등 세계 문학 전집은 쉽사리 손에 잡히질 않았고 아직 까지는 어렵기만 하다.

그러던 중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발견하였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란 점이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31권의 젊은 작가 시리즈가 출간되었고,

정세랑 장편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은 얼마 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했다. 이번에 읽은 책은 31권 중 제일 마지막에 출간된 젊은 작가 시리즈 [스노볼 드라이브]이고 조예은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문학작품 수상작 중엔 김선영 작가의 [시간을 파는 상점]이란 소설을 읽었는데, 요즘처럼 바쁜 현대 사회에서 시간을 살 수 있다는 소재를 바탕으로 청소년 문학 수상작이지만 전 연령층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거기에 작가님의 섬세한 문장들은 상상력을 자극하며 재미를 더해 술술 읽었던 소설이었다.

소설책과 함께 대학로 연극 공연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스노볼 드라이브]도 [시간을 파는 상점]과 같은 소설이다. 하지만 시간의 상점에 비해 초반에는 살짝 지루한 감이 있었다. 천천히 읽어나가다 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쯤 주인공 시점은 모루에서 이월로

바뀌게 된다.

그 뒤로도 모루의 시점과 이월의 시점으로 나뉘고 책장을 넘길수록 다음 장을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조예은 작가의 구성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 생동감 넘치는 묘사와 필력까지 더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빠져들게 된다. 후반부에는 이월과 모루의 생사를 넘나 서는 순간에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들며 보는 나도 모루와 이월이 된 것처럼 빠져들어서 순식간에 읽게 되었다.  





2년 전 2019년도 겨울. 현재 우리들의 일상을 완전히 뒤바꿔 버린 새로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등장한다.

감염자의 호흡기로 사람 간에 전파되는 코로나바이러스 19(covid19)라고 불리게 된다. 발생 당시에는 사스나 메르스처럼 금세 수그러들 줄만 알았지 이렇게 오래 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얼마 후 코로나 19는 전 세계적으로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팬데믹 상황까지 오게 된다.

하늘길은 막히고 세계 경제는 날이 지날수록 악화되어 갔고 현재는 15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단계이지만 지금까지도 코로나 19는 종식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스노볼 드라이브는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지금 우리의 현재 상황과 맞아떨어져 소설이라기보다는 지금 현실에서도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단조나 판금 작업 때 공작 재료를 얹어놓고 해머로 두드려 가공하는 대로 주철과 주강제로 만든 모루.

매일같이 망치에 부딪히더라도 꿋꿋이 그 자리에서 서서 살아가라고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다. 하지만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던 중학교 2학년 모루는 세상이 망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6월의 어느 날, 겨울도 아닌 한여름에 눈이 내린다.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함박눈을 보며 신나게 운동장으로 뛰어간다.

한겨울에 내리는 눈이랑은 다르게 딱딱하고 차갑지도 않은 눈이다. 손을 뻗어 눈을 만지는 순간 붉은 반점이 일어나며 가렵고 따갑기까지 하다.

갑자기 비명소리와 울음소리, 신음소리 가 들리고 순식간에 운동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하얗게 뒤덮인 운동장은 죠스바처럼 빨갛게 물들어간다.


그 이후 1년간 괴현상은 사라지고, 그다음 해 겨울 또다시 녹지 않는 눈이 내린다.

괴설로 인해 백영시에는 수십 명, 전국으론 수천 명이 알레르기 증상으로 인해 다치거나 실종 또는 사망했다. 그토록 모루가 바라던 세상이 온 것이다.

하지만 모루도 두렵기는 하다. 굶어서 죽는 사람, 외로워서 죽는 사람, 망해서 죽는 사람, 그렇게 시간이 지나 세상은 순식간에 변해가고 모루가 살던 백영시는 눈을 처리해야 할 소각장으로 지정되어 하나둘씩

마을을 떠난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는 이모가 운전하며 번 돈으로 간간이 생활해 나 가는데 녹내장으로 인해 이모의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고 실명할 수도 있다는 의사 선생님 말을 듣게 된다. 더는 지켜만 볼 수 없는 모루는 이모에게 운전 일을 그만두게 하고 기숙사가 있는 센터로 들어가 눈 치우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이모가 사라지게 되고, 센터에서 한 시간

거리에서 발견된 이모의 트럭엔 스노볼 하나가 놓여있다. 스노볼은 이모의 물건은 아니었다.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고 다녀도 이모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센터에 신입이 들어오고 여러 가지 소문이 들린다. 허공에 혼자 말을 한다거나, 학교 다닐 때 아이들을 때려서 전학을 갔다거나, 살인을 해서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거나 하는 흉흉한 소문이 들리지만 모루는 온통 이모를 찾을 생각에 빠져있었다.

며칠 뒤 신입이랑 같은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게 된다. 소문만 무성한 신입의 정체는 중학교 이후로 한번

도 마주친 적 없던 이이월 이었다.이모가 사라진 날 소문과 함께 이월이 나타났다.

모루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뭔가 알고 있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이월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우연히 중학교 졸업앨범을 보던 중 어디서 본듯한 이사장의 번호. 이모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가 이사장의 번호와 같은 것이다.

이월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월은 이모에 대해 알고 있을 것 같다. 모루는 급한 마음에 보호장비도 착용하지 않고 소각장으로 달려간다.

갑자기 녹지 않는 눈은 거세게 내렸고 모루와 이월은 컨테이너로 피하기 위해 서로의 손을 잡고 달린다.

눈을 뜨니 병원이었다. 이월아빠의 도움으로 둘은 무사했다. 하지만 이월은 아버지를 따라 센터를 그만두고 집으로 가게 되는데 모루는 이월을 보내줄 수가 없다.

모루와 이월은 아빠의 차를 뺏어 이모를 찾기 위해 남쪽으로 떠난다.


모루와 이월의 스노볼 드라이브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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