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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Nov 01. 2017

이별을 대하는 자세

이별 후폭풍과 넘치는 미련을 극복하는 방법_ 상사화



이별을 대하는 자세

이별 후폭풍과 넘치는 미련을 극복하는 방법 _상사화



이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철없던 시절, 연애를 하다가 만난 이별의 순간이란 곧 일상이 끝났음을 의미했어요. 상대를 무척 사랑하든 아니든 일상을 무너뜨리는 일은 이별했다는 사실을 크게 자각시켜 줌과 동시에 자학이기도 했죠. 그리고 허무함에 대한 표현이었어요. 혹은 일상을 거대하게 키워 버리기도 했는데, 그래서 미친 듯이 몰두할 것을 찾거나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기도 했어요.  

   

둘째를 출산하기 전 잠깐이지만 상담 모바일 앱 링큐를 통해 연애상담을 했었죠. 그리고 이별 이후의 증상에 있어서 비슷한 패턴, 모양을 가진 그와 그녀들을 만났어요. 이별 이후 겪게 되는 문제들을 이번 글에 담았어요. 이별 후폭풍을 겪는 그와 그녀에게 드리는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건강한 연애만큼 건강하게 이별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슬픔이 당신을 강하게 지배하더라도 항상 기억해야 해요.




힘들더라도 일상을 이어갈 것



힘들더라도 일상을 이어가자

말처럼 쉬운 게 또 있을까 싶지만, 그래요. 일상을 무너뜨리고, 나를 괴롭혀 봐도 남는 것은 없어요. 결국 손해는 괴로워 한 내가 보게 됩니다.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술이 나를 마시고, 내가 술인지 술이 나인지 모를 정도가 되어 구남친에게 ‘자ㄴ니?’라고 카톡을 하거나 부재중 전화를 30통쯤 남기거나 전봇대를 붙잡고 울고불고했더니 다음날 창피한 문제는 둘째죠. 서서히 일상이 무너지면서 생기는 감정의 변화, 건강 문제, 인간관계 문제, 최악의 상황은 잘 다니던 일터를 떠나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헤어지고 얼마 동안은 그럴 수 있어요. 하루 이틀, 길게 해야겠다면 일주일로 족해요. 그다음은 의지를 갖고 일상을 회복해야 해요. 나를 망가뜨리고, 일상생활 유지를 포기하는 이유 한편에는 헤어진 그 사람도 나만큼 '우리'를 그리워하고, 힘들어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어요. 일상을 유지하기는 물론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노력해야 해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끼니를 거르지 않고 챙겨 먹고, 회사에 나가거나 공부를 하거나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을 잊기 위해서 해야 하는 노력이 아니에요. 온전히 '나'를 위한 노력입니다.     


누군가와 이별하거나, 다시 만나거나, 혹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 하더라도 내가 가진 삶의 영역을 유지한다는 건 건강한 이별은 물론 건강한 연애를 위해서도 꼭 필요해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아무리 일상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도 그, 그녀 생각에 무척 힘들어요.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생각이 나서 괴롭기도 하죠.         



생각하고 싶은 만큼 생각해 본다

일상을 유지하기 힘든 이유는 헤어짐 이후의 감정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꾸 생각이 나는데 어떡하죠?라고 묻는다면 한결 같이 대답합니다.  



생각하고 싶은 만큼 생각하세요


생각이 나서 괴로울 수 있어요. 그런데, 괴로움이라는 감정의 일부는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데 생각이 나서 이기도 할 거예요. 이별 후 그 사람만 생각난다면, 처음에 어떻게 만났는지 자주 가던 장소는 어디였는지 등등 기억하고 싶었던 추억들을 마음에 새기듯 마음껏 생각해도 좋아요.


이별 후폭풍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 잠시 일상을 접어둘 수 있다면 접어두고 마음껏 생각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너무 생각나서 힘들어요 라는 말에 "그럼 많이 생각하세요, 아주 많이요"라고 하면 다들 전보다는 가벼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상담이론 중 행동치료 안에는 노출 치료 기법 중 하나인 ‘홍수법’이 있어요. 홍수법은 노출치료법의 하나입니다. 실생활에서 홍수법은 실제로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에 집중적으로 오래 노출시키는 것을 말해요. 지속적인 노출로 내담자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는데, "많이 생각하셔도 좋아요"라는 인식의 전환은 일부분 홍수법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헤어진 여자 친구가 너무 생각나서 힘들다는 그에게는 생각이 날 때마다 일기를 쓰듯 생각나는 내용을 적어볼 것을 권했어요. 헤어진 남자 친구 때문에 일상이 무너진 그녀에게는 그에게 못 다한 이야기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편지로 적어볼 것을 권했고요.


일상을 이어가면서 사랑하던 사람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생각하다가 드문드문 생각나다가 문득 생각나게 되는 시간의 도움을 받는 것. 이별에 괴로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유일한 방법이라 힘들 때도 있지만, 최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요. 일상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사랑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그러다 불쑥 '내가 못난 년'이 됩니다.       

   


그러나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지 말 것

자책은 또 다른 상처를 남겨요. 1년 가까이 사귀던 그를 잊지 못하던 그녀는 그와의 연애를 생각하다 보면 못 해준 것들, 함부로 행동한 것들, 나쁘게 대한 일들만 생각나서 다시 슬퍼하고 후회하기를 매번 반복합니다. 그래서 못 해준 것들 때문에 다시 미련이 남고 잘못 생각한 일들로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지죠. 그리고 다시 ‘내가 나빴어’라는 자책만 수백 번.     


꼭 그녀 문제만은 아닙니다. 헤어지고, 미련이 남았다면 잘해주기보다 잘 못해줬을 확률이 더 큽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를 나쁜 사람으로 몰고 미워하지 말아요. 당신을 사랑한 그 사람은 이런 '나'라 해도 얼마든지 사랑했어요. 당신이 그 사람과의 이별을 아쉬워하고, 후회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 이유로 이제 혼자 남은 당신을 안아주고 위로해 줘야 해요.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이 들 때마다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임을 되새기며 생각해요.



** 다음 발행글은 이별 처방전으로 이어집니다.        






건조한 일상에 약간의 낭만을 드리는 마음으로 낭만윤X꽃처럼



ⓒ2017. 꽃처럼 all rights reserved



살면서 한 번쯤은 이별을 경험해요. 꼭 사랑했던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상사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모든 것을 대변합니다. 상사화는 잎이 자랄 때는 꽃이 나지 않고, 꽃이 폈을 때는 잎이 자라지 않아 잎과 꽃은 서로를 볼 수 없어요. 그래서 잎과 꽃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의미를 가진 꽃입니다.



이별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선배는 동기 언니를 좋아했어요. 왜 놀러 가게 됐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아마 언니를 좋아해서 선배가 놀러 오라 했겠죠. 서로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서 분위기가 어색할 수 있으니 저도 껴서 가게 된 것 같아요. (그땐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눈치 없음) 그랬어요, 호호)


그 날을 따뜻하고 선명하게 기억해요. '이별을 추억으로 마주하는 방법'을 알게 해 준 날이라서 그래요. 집 안을 여기저기 둘러보던 중 선배는 크기가 제법 되는 상자 안에서 전에 만나던 그녀와의 추억거리를 꺼내 보여줬어요. 편지나 사진의 내용들을 자세히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고, 우리는 그러했다는 이야기가 담긴 소소한 물건들이었죠. 10년이 다 되어가는 낡은 기억을 짚어 가는 중에 갑자기 등장한 상자가 뜬금없게 느껴지긴 하지만요.


그전까지 나에게는 연애 후의 이별이란 헤어짐과 동시에 급하게 번호를 정리하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마치 못 볼 물건인 것 마냥 그와 관련된 것들을 찢어 버리거나 태워버리는 과정이었어요. 이별을 마주 보는 게 싫었어요. 그리고 헤어졌다는 사실과 함께 만났다는 사실 조차 부정하고 싶기도 했어요. 잘 모르던 사람인데 만나게 되고, 하나 둘 알아가다 헤어졌으니 힘들어졌다는 부정적인 사고. 부정적 사고의 일인자답게 그랬죠. (여전히 부정적 사고의 일인자 입니다만)


헤어진 그녀의 편지, 사진, 작은 선물을 그대로 보관했고, 그 물건들을 덤덤하게 대하는 모습에서 이렇게 이별을 대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나의 태도와 선배의 태도 중 어느 것이 옳고 틀리고 가 아니라요. 그래서 그 날이 제게는 따뜻한 날이었어요.


그들의 연애는 그날 시작되었어요. 둘 사이에 차차 분홍분홍한 기운이 돌았고, 다정한 커플이 됐죠. 그 날이 제게는 사랑하는 날과는 상관없는 보통의 어느 날이었어요. 어쩌면 두 사람은 그 날 누가 함께 왔었다는 사실을 잊었을지도 몰라요. 누가 왔었다고 기억하더라도 그게 저라는 걸 기억 못 할지도 모르죠. 그래도 좋아요.


봄기운으로 훈훈한 어느 날, 어느 커플의 소박한 연애의 시작을 함께했고, 이별을 조금은 편안하고 따뜻하게 마주하는 방법을 배운 날이니까요.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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