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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농 후추 Jul 20. 2024

미술학원 강사와 방문미술 교사로 일했었던 때의 이야기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고백









오늘은 몇 년 동안 묵혀온, 말하기 어려웠던 어두운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싫어할 수도 있지만 조심스레 나의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나는 한 평생을 어질게만 살아온 사람은 아니다.



살면서 때로는 누군가와 다투기도 했고, 실수한 적도 있다.



그러나 기본 성향이 사람을 좋아하며 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은 없다지만 이러한 점은 내게 분명 부끄러운 부분이다.




이전에 내가 강사로 다녔던 미술학원이 있다.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 동료 선생님들이 나를 싫어했었고 은근히 괴롭히고 꼽 줬었다.




나는 영문을 몰랐는데, 나중에 이유를 물어보자 왜 그동안 이유를 안 물어봤냐는 질문이 되돌아왔다.


납득할 만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그런가보다 했다.




그때의 나도 인간관계에 좀 서툴었던 것 같다.




어느정도는 인간관계에 자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와 다른 부류를 대하는 방법을 잘 몰랐었던 것 같다.




어떤 사람들에게 나는 지나치게 자신감이 있었고 어떤 사람들에게 나는 무례하게 여겨졌던 것도 같다.




미술학원 강사 월급이 일하는 시간대비나 투여하는 노동력 대비 너무 적다는 푸념에 동료 교사들은 앙심(?)을 품었고 - 그들 역시 나와 마찬가지였을텐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괜한 말을 했나 싶기도 하다.




그때는 이해가 잘 안됐었다.




어차피 나도 그들도 같은 월급일텐데 이러한 푸념이 왜 기분이 나빴을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들도 그러한 상황이 마음에 차진 않았지만 그냥 묵묵히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나또한 푸념식으로 얘기한 것만은 아니었으나, 화장품 회사도 합격했으나 미술학원 강사를 택했다는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자존심을 건드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때의 경험을 통해 나는 회사 사람들(업무관련 인연)에게는 함부로 내 속마음 얘기를 하면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물론 애초에 그들과 나는 다른 사람이었을 수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실수했던 부분도 분명 있고 중요한 것은 내가 그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틀을 빼고 한 달 정도 일했는데 마지막 월급을 원장 선생님에게 받지 못했었다.




아마 그것은 괘씸죄일 것이다.




나는 동료들의 괴롭힘과 마지막 다툼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어서 결국 무단 결근을 하고야 말았다.




심적으로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였고 그 땐 원장선생님도 동료 쌤들과 같은 편이라고 생각해 무척 힘들었었다.




그래서 사실 못된 생각으로 무단 결근을 해버린 것이었다.


(그때의 내 결정을 아직도 후회한다. 그랬다면 내가 월급을 받지 못하는 일은 아마 없었을텐데 하고 말이다.


내 인생 처음있던 일이고 그 이후에도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여전히 후회하고 있는 나의 선택이다.)




원장 선생님도 내가 동료 선생님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던 상황이었고 - 


여러가지 부분들을 나름대로 자세히 알고 계셨지만 결국 나는 거의 한 달을 꼬박 일하고 이틀 무단 결근한 것 때문에 마지막 월급을 아예 받지 못했었다.




바로 법적인 부분에 대한 문자였나 카카오톡을 원장 선생님이 보내신 것도 어느정도 내가 그 학원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대비하신 것 같았다. 




그때의 동료쌤도 원장 선생님도 미워하거나 하진 않지만, 나는 적어도 누군가 그러한 연유로 갑자기 안 나온다면..




적어도 내가 신뢰했던 선생님이라면 갑자기 무단결근한 연유를 한 번쯤은 물어볼 것 같다.


(처음엔 그 학원 원장 선생님도 나를 좋아하셨었다)




그래도 내가 여러가지 경험들을 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


적어도 내가 사장의 위치에 있을 때 나는 그런 상사는 아니었다는 점.




방문미술이나 학원강사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기에 -


내가 채용한 선생님들의 푸념을 제일 먼저 듣고자 했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고 고민했다.




내가 퇴사할 때에도 내가 뽑았던 선생님들이 다 얘기해주셨다.




선생님 덕분에 제가 여기 그래도 오래 다닐 수 있었다고. 감사하다고..




물론 나도 상사의 위치가 처음이었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밖에서 떨었다는 교사 쌤의 말에 종종 내 사비를 털어 카페 쿠폰을 보내주는 그런 상사는 될 수 있었다. 




여름엔 덥고 추울 땐 너무 추워서 고통인 방문미술 교사들의 고충을 너무나도 잘 안다.




나 역시 차 없이 방문미술교사로 4년 정도 일했기에 하루 3만보 넘게 걷는 것은 그저 기본이었다.




매일 3-4군데 카페를 가는 것도 기본이었다.




밥 값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카페에서 음료나 빵으로 간단히 밥을 때우기도 했다.




돈이 아까웠지만 시간 상 수업 간 텀이 길 때는 바깥에 오래 있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경험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 역시 흔들릴 때도, 불안할 때도 있지만 내 마음 속 중심은 단단하다고 느낀다.




살면서 그때처럼 힘든 시기가 또 찾아올진 몰라도 경험이라 생각하며 묵묵히 견뎌내는 것.


그리고 과거에 했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그것으로 그냥 모든 게 괜찮은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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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notbad-today.tistory.com/entry/artteacher [N잡러의 좋아서 하는 일과 취미: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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