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주의경보, 글 쓰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나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했고 내 스스로 느끼기에도 항상 그래왔다.
얼마 전, 7년인가 만에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휴가로 다녀왔다.
일본 자유여행은 처음이었는데 커플여행으로 해외를 간 것도 내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일본을 다녀오니 정말 좋았고 현생 살이도 잘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꿈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생에 더욱 더 매진하면서도 -
한편으로는 7년간 혹은 세어보면 어쩌면 실제로는 더 길게 여행 한 번 가지 못했던 내 인생에 대한 회한이다.
일을 하느라 혹은 공부를 하느라, 또는 둘 다 동시에 하느라 그동안 내게 여행은 사치였다.
그래도 초등학교 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등 다양한 곳을 갈 기회가 있었지만 -
20대, 30대가 되어선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크게 없었다.
현생살이가 싫지 않다.
나는 일 하는 것이 좋다.
요즘 일도 더 잘 되고 있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프리랜서로 N년간 살아오며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마치 쉴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글쓰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사람 마냥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도 든다.
그 누군가는 내게 그동안 너무 열심히 달려와서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다행히 번아웃의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분명 평소의 나와는 다르기에 주의할 부분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번아웃에 혹시 빠지더라도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쉬이 그 번아웃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편이기는 했으나 항상 조심하는 것은 필요하다.
늪에 빠졌을 때 헤어나오는 것과 늪 가까이 발만 빠졌을때 헤어나올 수 있는 것은 차이가 크니 말이다.
도망침의 용이함에도 정도가 있다.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내게 여전히 좋은 친구다.
때때로 내가 글쓰는 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글쓸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분명 내게 글쓰기는 치유다.
프리랜서로 살아가면서 내가 찾은 번아웃 극복 방법은 이것이다.
수업 중간중간 텀이 있을 때 공부를 하고 싶다면, 짧은 호흡의 공부를 시행할것.
이를테면 영단어 암기, 한자 암기, 일본어 암기와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핸드폰은 잠시 캐비넷에 넣어둘 것.
그 때 구글 타이머를 같이 이용하면 더 좋다.
수업 시간이 이제 얼마나 남았을까 초조해지기 전에 구글타이머를 보면 대략 시간을 눈치챌 수 있다.
세 번째는 앞으로 나아가되, 적절한 휴식을 잊지 말 것.
요즘은 이상하게 몇 시에 자든 새벽 5시 반 쯤이면 알람없이 눈이 저절로 떠지는데 새벽 시간에 일어나서는 뭔가를 제대로 공부하겠다고 구애받지 않는 편이다.
그 대신 잠을 깨기 위해 클래스101을 듣거나 다른 사람의 일상 브이로그를 보거나 긍정확언 영상을 듣는다.
긍정확언은 남이 녹음한 것을 들어도 좋지만, 나의 경우엔 내 목소리로 긍정확언을 녹음해서 듣기도 했는데 이 역시 효과가 좋았다.
나는 언젠가 또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갈 것이다.
이번 일본자유여행을 가기 전까지만 해도 좀 초조하고 긴장되었지만, 막상 갔다오고 나니 별 것 아니라는 마음도 든다.
일본의 여름은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습하고 더웠지만 초록색이 만연한 느낌이었다.
아기자기한 건물에, 대체로 친절한 사람들에, 입맛에 맞는 음식에.
남자친구는 나 때문에 돈을 많이 탕진 했겠지만... 나 역시 또 다음 여행을 위해 돈을 모을 것이다.
여행이란 한편으로는 현생살이에 최고의 활력이 되기도 하니까.
좋은 기억을 안고 이제 꿈에서 벗어나본다.
나는 나의 무대로 돌아왔다!
이제 현생을 다시 살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