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

2014년 일기

by 한솔

에밀 시오랑이 말한다.

'인간의 가장 강력한 기억은 고통에서 나오며, 그 외의 다른 감정들은 고통을 에워싼 부수적 표현일뿐'이라고,

그렇기에 나는 말할 수 있다.

'이 순간 우리 몸의 중심은 이 순간 우리가 가장 아픈 곳이라고.'


그 작은 새끼 손가락이,

그 하찮은 종이 쪼가리에 베어도,

그 순간 그 손가락은 우리 몸의 중심이 된다.

자꾸자꾸 계속계속 당신의 신경을 건드리고, 온 몸의 균형과 행복을 쿡쿡 찌르며 항변할 것이다.

'내가 안 괜찮은데 너네는 어떻게 그렇게 괜찮냐.


잃어버린 균형을 찾기 위해 당신은 온 몸의 긴장을 그 몸에 집중한다.

온 입으로 호호 불며 온기로 손가락을 감싼다.

그렇게 머리도, 가슴도 아닌 손가락은 그 순간 우리 몸의 중심이 된다.


그렇다면 세상의 중심은 어디일까?

지금 이 순간 가장 낮은 자리에서 흐느껴 우는 이들, 아퍼서 끙끙 앓지도 못하는 이들, 아예 공포에 질려 말 조차도 못하는 이들, 아니면 억울하게 사별한 자들이 있었던 자리 아닌가.


군중들 속에 둘러쌓인 위정자나, 세상의 부와 숫자로 둘러쌓인 재력가나, 지식으로 둘러쌓인 학자나, 총칼로 둘러쌓인 군인이나,

그런 곳에 세상의 중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픔 속에 둘러쌓여 신음 소리 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

이들이 세상의 중심에 있다.

이들과 손잡기 위해 중심으로 뛰어들자.



아담의 자손들은 서로에게 한 몸의 다른 사지처럼, 하나의 본질에서부터 창조되어,

사지의 한 부분이 고통을 겪으면, 다른 한 부분도 평안할 수 없다. 타인의 역경에 대해서 어떤 측은심도 가지지 않는다면 그대는 정녕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는가.

- 사아디 (페르시아의 시인) -


"The sons of Adam are limbs of each other,

Having been created of one essence.

When the calamity of time affects one limb

The other limbs cannot remain at rest.

If you have no sympathy for the troubles of others,

You are unworthy to be called by the name of a Human."

- Sa'adi, Iranian Po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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