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행복 놀이 선물
4월 말에서 5월 말이 되면 가로수 가지치기가 한창이다.
작년 5월,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 한편에 잔뜩 쌓여있는 싱싱한 나뭇가지들을 보고 톱 한 자루를 챙겨 나갔다.
학교 지킴이 분들께 설명을 한 뒤, 쓸 만한 두께의 가지들을 골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집으로 가져왔다.
백양목도 좋고 아카시아도 좋다.
겉껍질을 한 꺼풀 벗겨낸 후에 사포로 곱게 손질해 준다.
자른 지 얼마 안 된 나뭇가지는 껍질을 쉽게 벗겨 낼 수 있다.
잔가지를 떼어 낸 자리엔 단단한 옹이가 자리 잡고 있으니 이왕이면 곧은 나뭇가지에 끝이 양 갈래로 갈라진 것이 좋다.
막대의 끝에는 둥근 나무에 아이의 이름을 써서 이름표를 달아 준다.
이렇게 만든 막대는 칼싸움을 위한 칼이 되기도 하고, 산을 오를 때 땅을 짚는 지팡이가 되어 주기도 한다.
갈라진 끝을 아래로 하고 공을 굴려 놀기에도 좋다. 나무 막대 하나면 아이의 숲 놀이가 한결 풍성해진다.
여럿이 산에 함께 갈 때는 시간을 정해 대장놀이를 할 수도 있다. 대장에겐 막대를 쥐어주고 앞장서 걷게 한다.
힘들다고 징징대던 아이도, 대장 막대를 쥐는 순간 힘이 불끈 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