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모으면 큰 것이 될 수 있으니 작은 것을 하찮게 생각하지 말고 계속 모아나 가면 큰 것이 된다는 의미로 내 집 마련 등 목돈이 들어갈 일을 두고 미리 작고 소중한 우리네 월급을 어떻게든 모아갈 때 자의든 타의든 의지를 다질 때 종종 쓰는 표현이다.
별생각 없이 알고 있는 속담이 특정 상황에서 색다르게 다가오는 경험이 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저 속담과 관련해서 그런 경험이 있다. 수험생 때 행정학 학원 강의를 들을 때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말인지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강사님이 장수생에 대한 말을 시작했었다.
"고시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수험생분들은 오래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이 무능력해 보이고 멍청하게까지 보이기도 하겠죠?"
그 당시에 수험생활을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던 상황이라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시나 라는 그리 찔리지 않는 마음으로 듣고 있었다.
"오래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이 공부도 그다지 안 하고 게을러 보이고 아는 것도 없어 보일 수 있어요"
"먼지 정도의 공부를 하고 있어 보일 수도 있죠"
(수험생에게 먼지 같은 공부량이라니. 공부를 전혀 안 한다고 있다는 것과 차이가 있나.)
"그런데 그 먼지도 계속 쌓이면 눈에 보이고, 손에 묻기도 합니다"
"먼지 같은 것처럼 보이는 장수생들의 노력도 시간에 쌓인 먼지 같아서 늘어나는 게 있으니 그것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아...... 그렇구나. 실제 그랬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지도 계속 쌓이게 두면 너무나 명확히 눈에 보이지 않는가. 자기 머리 믿고 다른 사람을 너무 쉽게 제단 하지 말라는 뜻과 어떤 일이든 계속하면 어떤 흔적이 남는다는 뜻으로 나는 저 문장을 이해했다.(이야기를 하신 분께 자세히 여쭤본 게 아니니 실제 함의는 잘 모르겠지만)
"꾸준함"이 가져오는 위력과 힘은 주변에서 실제 종종 목격할 수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의미하는 것도 그러하고,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장인들도 꾸준한 기술 연마가 가져오는 경지도 그러하다. 나에게 있어서도 꾸준함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티끌을 꾸준히 모아봐야 티끌은 티끌이다.
먼지가 쌓인다고 산이나 모래사장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LPG가스통에 동전을 모았다는 누리꾼 글이 유명했던 적이 있었다. 540만 원.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금액이자만 누군가 저렇게 동전을 모았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
그렇다고 티끌을 우습게 생각하거나 무시하진 말자는 생각이다. 다만 꾸준함이 갖는 의미를 확대하거나 과장할 것 없이 사용하기 적절한 정도의 상황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뜻이다.
정말 집중해서 해내야 할 일에 티끌 같은 꾸준함을 들이대며 목표 달성과 성과 획득을 기대한다면 합당치 않을 것이다. 소를 잡을 때의 노력과 방법이 닭을 잡을 때의 그것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대단한 목표와 성과를 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처음부터 들이붓는 것은 쉽지 않다. 티끌의 꾸준함으로 시작해서 점차 모래로, 흙더미로, 포대로 노력과 집중도를 높여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천리길도 한걸음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시작은 미약해도 끝은 창대할 수 있지 않은가. 티끌을 우습게 여길 것만은 아닌 것이다. 조금씩 해오던 것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실력이 붙게 되면서 다르게 느껴지고 진심을 다하게 되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한동안 문센 강좌 듣기에 빠진적이 있었다. 꽤 꾸준히 다녔는데 그때 배운 자이언트 플라워 만들기 결과물이다)
그러니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마냥 상상하거나 바라고 있지만 말고 티끌 같은 작은 노력이라도 기울여서 조금씩 꾸준히 해보기를 추천한다. 그 티끌 같은 노력이 쌓여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길을 열어줄지 우리는 알 수없다. 그러니 그저 그 작은 노력을 실제로 옮겨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어떻게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 영향은 나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늘도 우리는 티끌 같은 노력도 소중히 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의미 있게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