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외전 3. 감정의 귀환자

돌아온 것은 감정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by Lamie


그날, ‘무명의 방’에 있던 유리병 하나가 사라졌다.

등록번호 #A023 — [감정명: 말하지 못한 사랑]

누군가가 그것을 꺼내갔다는 로그가 남았다.


그러나 방문 기록도, 출입 허가도 없었다.


아이든은 진열대를 바라보다

조용히 중얼거렸다.


“돌아왔군요…”



며칠 후,

기억관 앞에 한 남자가 찾아왔다.

그는 고요한 눈을 하고 있었고,

손에는 오래된 편지 한 장을 들고 있었다.


“혹시… 제가 여기에 남긴 감정이 있나요?”


아이든은 한참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그를 안쪽 방으로 이끌었다.


그가 멈춰 선 곳은

아주 작은 서랍 앞이었다.


서랍을 열자,

안에는 흐릿하게 빛나는 감정 하나.

이름표: ‘그리움’

주인명: L.


“이건 당신 겁니다.”

“…왜 기억이 나지 않죠?”


아이든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을 감정에 가져다 댔다.


그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바뀌었다.

그리움은 주인을 알아보듯

빛이 잠시 더 강해졌다.



“기억은 잊혀도, 감정은 기억합니다.”



남자는 서서히 무너지듯 울었다.

이름조차 흐릿해진 누군가가,

자신 안의 감정 하나로 돌아온 것이다.


“돌아온 건, 감정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군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병을 품에 안았다.


그 순간, 감정상점의 시스템 전체에

잔잔한 울림이 번졌다.


[신호 발생]

[귀환 감정 활성화 감지: 001]

[복원률 0.003% 0.004%]



그날 밤,

감정 기억관 입구에

이름 없는 표지판 하나가 붙었다.


“감정은 돌아옵니다.

언젠가, 반드시.”



“감정을 떠난 사람도,

감정에게 돌아온다.

그것이 감정의 끝이자,

삶의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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