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트렉션이 아닌 에버랜드 전체에 관하여
우선 간단한 점심을 먹기 위해 CU 에버랜드 점을 방문했다. 앞서도 말했지만 원래 여기는 매우 낡은 에버마켓이 있었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현대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테이블이 비치된 에버랜드 못지 않게 깔끔한 모습의 CU가 입점했다. 그 중에서 내가 앉은 자리는 통유리로 밖이 잘 보이는 위치에 놓인 노란색 테이블이었다. 그 밖에도 보라색 울타리가 매력적인 단체 손님을 위한 테이블도 함께 마련되어 있었다.
일단 크림 소스와 토마토 소스의 조화가 여러모로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쫄면은 이름 그대로 쫄깃한 식감이라서 떡과 같이 먹어도 좋았다. 그리고 국물은 로제와 쫄면, 떡에서 우려나온 맛이 그대로 웅축된 맛이었다. 그 덕분에 추위가 싹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지금처럼 겨울에 가볍게 먹는 음식으로 자이언트 로제쫄볶이는 추천하고 싶다.
그럼에도 에버랜드에 온 만큼 어트렉션 하나도 안 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어트렉션은 겨울에만 탈 수 있는 스노우 버스터였다. 당연히 스릴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이거 코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 대신 엄청난 높이의 오르막을 올라가야 했지만 올라갈 때마다 느껴지는 피톤치드는 조금이나마 휴식할 수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마침내 정상에 올라간 다음 튜브 형태의 썰매에 몸을 싣고 오르막을 엄청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진짜 그때의 스릴은 여러모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입구 주변에는 스노우 버스터를 안내하는 입간판이 설치되어 있어서 한 번 사진으로 남겼다. 참고로 중간에 있는 튜브는 패밀리 코스와 레이싱 코스에서 실제로 쓰이는 튜브로 아이거 코스의 튜브는 6인용 튜브라서 튜브의 사이즈부터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에버랜드의 야경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면 스카이 웨이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에버랜드에서 가장 스릴이 넘치는 어트렉션이라고 사람들이 말할 때가 있었는데 이 말에 대해서 나는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안전바 자체가 아주 느슨해서 조심하지 않으면 물건이 떨어지거나 바닥으로 추락하는 위험성이 약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략 10분 정도 에버랜드의 상징인 T 익스프레스의 전체 레일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행복했다.
내가 스카이 웨이로 내려갈 무렵에 때마침 에버랜드의 대표 야간 공연인 문라이트 퍼레이드까지 진행되고 있어서 이렇게 멋진 플로트카를 찍을 수 있었다. 이런 것도 스카이 웨이가 아니면 불가능한 경험이었다. 왜냐하면 애당초 플로트카 자체의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스카이 웨이처럼 위에서 플로트카를 촬영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사실상 플로트카 전체의 모습을 한 사진 안에 다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했으니 여러모로 운이 좋았던 셈이다.
그렇게 에버랜드의 운영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나는 스카이 크루즈를 탑승하기로 했다. 이건 곤돌라 형태의 에버랜드의 이동수단 중 하나로 겨울철에는 스카이 웨이보다 추위를 덜 타기 때문에 유용했다. 특히 대기 공간에 이렇게 커다란 우표 형태의 액자가 걸려 있는 것도 한 번 사진으로 남겼다. 탑승 시간은 90초에 불과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매직랜드에서 출발해서 락스빌 구간을 지나쳐서 아메리칸 어드벤처의 모습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그렇게 아메리칸 어드벤처에 도착한 직후 바로 에버랜드를 빠져나왔다. 에버랜드는 앞서 말했지만 전대.에버랜드 역에서 꽤 멀기 때문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셔틀버스에 탑승하기 직전에 눈이 묻어 있는 세 그루의 나무를 촬영한 직후 셔틀버스에 탑승해서 전대.에버랜드 역에서 에버라인을 타는 것으로 오늘의 에버랜드 방문을 마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