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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와의 첫 만남

by 조형준 작가

내가 처음 에버랜드와 만나는 날은 2023년 12월 20일이었다. 참고로 나는 어렸을 때는 놀이동산을 가본 경험이 없었다. 나의 아버지는 아동 학대는 잘했지만 나를 놀이동산에 데리고 갈 정성은 일절 없었던 부모의 자격이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지하철로 무려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오전 7시부터 지하철을 타고 오전 9시 정각에 에버라인의 종점인 전대,에버랜드역에 도착했다. 이후 전대.에버랜드 역 3번출구에 있는 에버랜드로 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대략 5분 정도를 가자 마침내 에버랜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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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는 정기권을 구매하기 위해 에버랜드 입구 근처에 있는 에버랜드 연간 이용권 센터에 방문했다. 방문한 뒤 입구 근처에 있는 가입신청서를 작성했다. 작성한 후 현장에서 바로 사진을 찍었다. 정기권에 쓰이게 되는 사진은 무조건 연간 이용권 센터에서만 촬영이 가능하고 사진 변경하는 것도 동일하게 연간 이용권 센터에서 새로 찍어야 했다. 그렇게 에버랜드 앱에 정기권이 생성되었다. 생성된 정기권을 정기권 이용자만 입장할 수 있는 게이트에서 바로 정기권용 QR코드를 인식시켜서 에버랜드에 입장했다.


에버랜드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광장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정면에 보이는 유럽의 빨간색 지붕이 있는 집들을 그린 그림은 에버랜드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에버랜드에 들어오자마자 달리기 시작했다. T 익스프레스를 타기 위해서였다. 내게도 T 익스프레스는 반드시 탑승해야 할 롤러코스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눈이 내리고 동계운휴가 많은 겨울이기 때문에 오늘도 T 익스프레스를 탈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여유롭게 걸어갔다.


에버랜드는 규모 면에서는 압도적이었다. 비록 비가 내리거나 눈이 내리면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거의 없어지는 단점은 있었지만 그와 정반대인 압도적인 파크의 규모와 어느 계절에 와도 매력을 발산하는 포시즌스 가든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내가 에버랜드에 와서 탄 첫 번째 놀이기구는 '스노우 버스터'였다. 이건 겨울일 때만 즐길 수 있는 눈썰매장이었다. 코스는 크게 '패밀리 코스', '레이싱 코스', '아이거 코스'로 나눠져 있다. 이 중에서 내가 택하게 된 코스는 '아이거 코스'였다.


참고로 아이거 코스는 최고의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대신 아주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야 했다. 그 대신 올라갈수록 울창한 숲과 나무를 보며 휴식할 수 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약 10분 정도의 오르막을 오르고 나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숨은 턱턱 막혔지만 정상에 도착하니 숲과 나무 등의 겨울 전경이 내 눈에 들어왔다. 이후 내가 탑승할 튜브 형태의 썰매에 착석했다. 그런 다음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남겨놓은 뒤 직원의 신호에 맞춰 가파른 오르막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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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것은 10분에 달했지만 내려가는 것은 그에 비하면 짧았다. 하지만 나는 놀이기구를 타며 마침내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튜브 형태의 썰매가 마구 회전했지만 나와 같이 탄 처음 만난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며 이 순간을 즐겼다. 이후 썰매를 반납하고 다시 내려갔다. 에버랜드는 워낙 파크 규모가 크다보니 각 테마구역으로 이동하는 데도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그래서 총 두 가지 이동 수단이 존재한다. 바로 곤돌라 형태의 스카이크루즈와 리프트 형태의 스카이워크다.


이 중에서 내가 선택하는 이동수단은 스카이워크다. 이후 스카이워크를 타고 락스빌 구간으로 이동한 나는 바로 조금만 걸어서 아기자기한 이솝빌리지로 갔다. 딱 내가 동심을 되찾을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색으로 구성이 되어서 마음에 들었다. 이솝빌리지에서 유일한 롤러코스터이자 만만하게 보면 안 되는 매력을 보유하는 터스코 싱이레가 내가 두 번째로 탄 놀이기구였다. 이 롤러코스터는 다른 롤러코스터와 달리 에버랜드에서 유일하게 뒤로 달리게 된다. 즉, 맨 뒷자리가 앞자리가 되고 맨 앞자리는 맨 뒷자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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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놀이기구를 탑승할 때도 웃으며 탔다. 롤러코스터를 탈 때는 무조건 앞자리를 타기 때문에 앞자리에 앉게 되었다. 특히 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이솝빌리지 전경을 볼 수 있다. 정말 규모는 아주 작지만 그만큼 알차게 만든 롤러코스터였다. 탑승하고 나서 나는 이번에는 락스핀 구역으로 갔다. 락스핀 구역은 미국의 한 도시를 옮긴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락스핀 구역에 있는 신호등도 미국에서 흔히 쓰인 것이었고 신호등에 영어로 적힌 안내판도 테마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세 번째로 타는 것은 렛츠 트위스트였다. 이건 내게 있어서 에버랜드에 오면 반드시 타고 싶었던 놀이기구 중 하나였다. 일단 미국스러운 분위기를 아주 잘 꾸민 것도 있지만 마치 별표처럼 여섯 개의 좌석이 회전하는 모습을 우연히 유튜브에서 봤기 때문이다. 나는 입구에 들어가서 렛츠 트위스트를 타기 위해 기다렸다. 약 30분 정도를 기다린 끝에 1번의 바깥쪽 좌석에 착석했다. 렛츠 트위스트는 내가 직접 안전바를 내리지 않고 직원이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모든 좌석에 대한 안전바와 안전벨트 검사를 마치고 직원들의 재치가 있는 출발 신호와 함께 서서히 렛츠 트위스트는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위로 올라간 뒤 마구 돌아가서 처음에 어지로웠지만 타면 탈수록 어지로움이 아니라 롤러코스터와는 다른 스릴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어느 방향으로 돌아갈 지가 예측이 안 되는 것도 렛츠 트위스트만의 매력이었다. 타고 나니 왜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는지를 곧바로 납득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후로 곧바로 락스핀의 또 다른 놀이기구이자 영혼탈곡기라고 불리는 더블 락스핀에 호기롭게 도전해봤다. 이건 앞뒤로 앉는 형태로 마구 뒤집히는 놀이기구였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이와 비슷한 렛츠 트위스트를 타봤기 때문에 이미 악명을 알고도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나는 앞과 뒤 중에서 앞을 곧장 선택했다. 좌석수만 해도 앞뒤를 다 더해 38명이나 탈 수 있다보니 성수기에도 대기 시간이 그리 길어지지 않다는 장점이 있었다.


나는 자리에 앉았다. 다행히 이 날에는 스마트 폰을 제외하면 짐이 전혀 없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이후 마치 렛츠 트위스트처럼 직원이 직접 안전바를 고정시켰다. 이후 직원이 일일이 안전벨트 검사를 했고 이제 출발한다고 하는 캐스트의 말과 함께 더블 락스핀은 출발했다. 서서히 위로 올라가는 더블 락스핀은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진정한 위력을 선보였다. 바로 냅다 밑으로 서서히 회전할 때부터 처음 타본 만큼 엄청난 공포심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도무지 손잡이를 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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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탑승장을 여러 번 회전할 때에는 그야말로 영곡탈곡기의 악명을 몹소 체감할 수 있었다. 에어타임도 여러 번 느낄 수 있어서 무섭긴 하지만 그만큼 스릴이 남다른 놀이기구였다. 그리고 마침내 탑승이 끝날 무렵에는 무사히 도착했다는 생각에 안도의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그 정도로 아주 높기도 하지만 스릴이 롤러코스터보다는 약간 길었다.


나는 더블 락스핀에서 온 충격을 쉬기 위해서 근처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안 그러면 구토부터 할 것 같았다. 잠시지만 휴식을 마치고 나서 아메리칸 어드벤처에 있는 허리케인도 갔다. 이 곳은 인기가 굉장히 많았다. 아무래도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놀이기구이고 렛츠 트위스트와 더블 락스핀처럼 스릴감이 남다른 놀이기구였다. 내게는 꼭 타야 하는 놀이기구 중 하나였다.

허리케인의 진정한 매력은 조형에 있다. 마치 미국에 온 것처럼 디자인이 된 것은 물론 아예 빨간색 자동차 한 대는 뒤집힌 채 있었는데 이건 허리케인의 상징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허리케인이라는 이름에 잘 들어맞는 조형을 보여줬다. 그리고 곳곳에 있는 벽화들도 허리케인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고 있었다. 나는 입구에 가서 줄을 섰다.


20분 정도의 대기 시간 이후 허리케인에 탑승하기 위해 출구 쪽의 물품보관함에 스마트 폰만 넣고 곧바로 자리에 착석했다. 이후 안전바를 내렸다. 대신 허리케인은 안전벨트가 없었다. 직원이 안전바 고정이라고 말하자 곧이어 안전바는 단단하게 고정되었다. 고정된 이후 한 번씩 안전바 체크를 완료했다. 체크가 완료된 후 아주 신이 나는 음악이 울러퍼지며 허리케인이 움직였다. 나는 노래를 들으며 크게 웃었다. 특히 원심력이 여러모로 강한 스릴을 선사했다.

다음에 탄 놀이기구는 콜럼버스 대탐험이다. 처음에는 흔한 바이킹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게 전혀 아님은 탑승장에 도착하고 나서 바로 알게 되었다. 일단 바이킹의 규모부터 바이킹의 전체 크기 자체부터 내 예상을 훨씬 상회했다. 그냥 놀이동산의 바이킹 중에서는 여기가 탑클래스였다. 바이킹은 총 두 개로 구성이 되었다. 하지만 두 대가 다 함께 운전하는 것은 성수기 때만 가능해서 깃발 형태의 장식이 된 바이킹에 탑승했다.


안전바 검사를 마치고 운행하기 시작하자 나는 바이킹에 탈 떄 꼭 하고 싶었던 것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내가 탄 쪽이 올라갔을 때 손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었다. 실제로 다양한 대중매체에서 바이킹이 등장할 때마다 보이는 행동이 이거였다. 서서히 더 높이 올라가자 곳곳에서 손을 들며 환호성을 내지르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물론 나도 내가 탑승한 쪽이 올라가면 손을 번쩍 들어서 환호성을 내지르며 웃었다. 게다가 이 바이킹은 무려 3분 정도 운행해서 올라갈 때마다 에버랜드의 전경과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우주관람차라는 대관람차를 볼 때가 아주 매력적인 장관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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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이킹을 타고 나서 앞서 말한 곤돌라 형태의 스카이 크루즈를 탔다. 다행히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혼자서 곤돌라에 탑승했는데 90초 정도이지만 더블 락스핀과 렛츠 트위스트가 있는 아메리칸 어드벤처를 위에서 볼 수 있고 포시즌스 가든까지도 볼 수 있는 여러모로 또 하나의 이동식 전망대이자 어트렉션으로 봐도 무방하다. 나는 탑승을 마치고 나서 매직랜드에 도착했다.


그렇게 매직랜드에 도착하고 바로 포시즌스 가든을 갔다. 비록 봄, 여름, 가을처럼 화려한 꽃은 전부 져버린 지가 오래였지만 그럼에도 포시즌스 가든 자체가 규모도 엄청나고 대형 LCD 화면에 에버랜드에 대한 영상이 송출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행히도 근처에 있는 T 익스프레스에서 사람들의 비명이 울러퍼지는 것을 보고 오늘은 탑승이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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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탄 것은 범버카였다. 놀이동산에 간다면 꼭 들려야 할 놀이기구 중 하나가 범버카였다. 그래서인지 대기 시간이 예상보다 꽤 길었다. 대기 시간은 40분 정도였다. 좌석은 선착순이기 때문에 얼른 가서 내가 탑승하게 될 범버카 전경과 핸들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후에는 안전벨트를 매고 나서 직원으로부터 범버카의 운전 방법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그리고 출발 신호와 함께 나도 범버카를 운전했다. 범버카는 서로를 부딪히는 재미가 일품이었다. 물론 현실에서 이러면 교통사고이지만 범버카에서는 그런 게 재미 포인트였다. 부딪힐 때마다 약간 튕겨나갈 듯한 느낌이 들어서 부딪힐 때마다 절로 웃음을 지으며 범버카의 재미에 훔뻑 빠졌다. 게다가 현실 속 차보다는 운전이 어렵지 않아서 탑승시간 내내 웃으며 즐길 수 있었다. 이후 T 익스프레스를 타며 저녁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탑승한 것은 락스핀 구역의 유일한 롤러코스터이자 에버랜드의 모든 롤러코스터 중에서는 유일하게 360도로 도는 구간이 있는 롤링 엑스 트레인이었다. 아무래도 롤러코스터는 낮보다는 밤에 타면 야경을 정상에서 보며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대신 T 익스프레스와 함께 에버랜드 롤러코스터의 양대산맥인 만큼 여러모로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여기서는 무려 1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탑승할 수 있었다.


이후 나는 재빨리 앞자리를 사수한 다음 자리에 앉고 안전바를 내리고 안전벨트까지 착용했다. 착용한 다음에는 직원의 검사를 거쳤고 내가 탑승한 롤링 엑스 트레일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롤러코스터의 특징 중 하나인 체인의 덜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잠시 동안의 쉴 틈도 주지 않고 바로 엄청 빠르게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바로 두 번에 걸친 360도 루프 구간을 통과했다. 정말 여러모로 롤러코스터를 많이 좋아하게 된 나로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 밖에도 마치 트위스트처럼 꼬아져 있는 트랙까지 지나갔었는데 이때의 스릴은 나에게는 웃음을 짓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로서 에버랜드에서의 하루가 저물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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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에서의 마무리는 CU로 끝났다. 원래는 에버마켓이라는 에버랜드 자체 마켓이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서 몇 달에 걸친 공사와 함께 CU가 입점하게 되었다. 편의점 내부도 예상보다 엄청 쾌적하고 편의점 규모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렇게 CU 편의점 내부를 둘러본 뒤 라면 중에서 진짬뽕을 먹었다. 아무래도 겨울인 만큼 국물이 있는 라면이 절로 떙겼다.


그렇게 편의점 내부에서 라면 조리를 마친 뒤 외부에 있는 식사 장소에서 식사했다. 이미 사람들은 각 주차장 혹은 에버라인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참고로 셔틀버스는 운영종료 시간에서 1시간 이후가 막차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롭게 라면을 구매해서 먹을 수 있었다. 국물까지 원샷하고 다시 편의점 내부로 들어가서 분리수거를 마치고 줄을 서서 셔틀버스를 타며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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