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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란티스의 휴식

아트란티스가 운휴일 때

by 조형준 작가

오늘은 2024년 3월 27일이었다. 이 날은 1달에 한 번밖에 없는 아트란티스의 운휴다. 롯데월드를 방문하는 거의 대다수의 방문객은 아트란티스를 타기 위해서 올 것이다. 하지만 아트란티스가 운휴이면 확실히 인기가 줄어들긴 한다. 특히 아트란티스를 타는 게 목적인 사람들은 피하게 되니 덩달아 방문객의 수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마치 T 익스프레스가 운휴일 때 에버랜드 방문객 수가 조금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월드 모노레일부터 빨리 타서 이번에도 열차를 독점하는데 성공했다.

다행히 오늘도 월드 모노레일은 날씨가 좋아서 매직 아일랜드까지 한바퀴 도는 코스로 운영 중이기 때문에 위에서 아래로 매직 아일랜드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나 아트란티스가 운휴라서 원래 아트란티스를 타기 위해서 줄을 서는 방문객이 없는 텅 빈 대기 선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었다. 운휴가 어트렉션의 입장에서는 휴식과 같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는 보지 못한 아트란티스의 또 다른 모습을 전부 확인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월드 모노레일을 탄다면 레이크 스테이션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월드 모노레일의 진기가 나오는 지점도 레이크 스테이션에서 등장하게 된다. 월드 모노레일을 타야 볼 수 있는 숨겨진 역이기도 하고 역사 내부를 들러보면 현재의 롯데월드와 다른 옛스러운 모습이 보여서 서로 비교해서 보면 재미 있는 편이다. 그러니 레이크 스테이션에 들어가면 꼼꼼히 들러보길 바란다.

이렇게 해서 월드 모노레일을 타고 나자 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는 걸 보고 월드 모노레일은 그만 타기로 결정하고 바로 '어드벤처의 아트란티스'로 불릴 정도의 어트렉션. 후룸라이드를 타기로 했다. 이번에도 인피가 꽤 상당했다. 당연했다. 아트란티스가 운휴인 이상 후룸라이드로 이용객들이 몰릴 거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대기 시간은 60분이었고 180분까지 찍었던 것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후룸라이드는 내가 아트란티스와 함께 무조건 타는 어트렉션 중 하나다. 특히나 실내에 있어서 겨울에도 언제든지 즐길 수 있고 1차 낙하 구간 직전에 있는 공룡이 은근한 긴장감을 줘서 마음에 든다. 그래서 낙하 구간에서는 항상 크게 웃었다. 1차 낙하 구간에서는 낙하하면서 보게 되는 공룡 애니메트로닉스의 엉성하지만 독특한 매력 때문에 2차 낙하 구간에서는 단순히 엄청 높은 높이에서 떨어지며 물을 맞는다는 것 때문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후룸라이드를 타고 나오니 때마침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었다. 퍼레이드는 오후 2시와 오후 8시로 있는데 오후 2시는 일종의 서브 퍼레이드라면 오후 8시가 메인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플로트 카에도 조명이 달려서 훨씬 화려한 게 특징이다. 이때는 월드 오브 라이트가 아닌 오후 2시에 하는 퍼레이드의 야간 버전이 진행되었고 로티와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어서 손을 흔들며 마치 놀이동산에 가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나처럼 웃으며 인사했다.

마지막 어트렉션은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이다. 이 어트렉션은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굉장히 흥미로울 요소가 많다. 에란겔 섬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며 기존의 슈팅 어트렉션과 달리 스토리가 포함되어서 이를 통해 이 어트렉션 속 비밀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보니 이 어트렉션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던 글도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그 글에서 찾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가 워낙 시간이 걸리다보니 후렌치 레볼루션과 파라오의 분노는 타지 못한 채 사진만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퇴장 시간이 되어서 밖으로 나왔는데 자세히 보면 롯데월드 외부에서도 로티와 로리의 모습이 곳곳에 있어서 여러모로 디즈니 랜드의 전통인 '히든 미키'처럼 숨어 있는 로티와 로리를 찾는 것도 숨은 재미 요소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기타를 치고 있는 로티를 끝으로 하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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