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의 만남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과의 만남

by 조형준 작가

오늘은 2024년 5월 4일이었다. 우선 내가 먼저 탄 어트렉션은 후룸라이드였다. 후룸라이드는 인기가 워낙 많아 빨리 줄을 서야 조금이라도 빨리 즐길 수 있었다. 다행히 예상에 비해서는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고 후룸라이드는 탈 때마다 물이 튀는 정도가 매번 랜덤이라는 점에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재미가 있어서 항상 타게 되었다.

이후에는 월드 모노레일을 두 번 탔다. 월드 모노레일은 내게 있어서 잔잔하지만 그만큼 훌륭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점에서 기회가 된다면 매직 아일랜드까지 순환 운행을 할 때 꼭 탑승해보길 추천한다. 특히나 날씨가 화창할 때 이 월드 모노레일을 타면 지붕이 유리로 되어서 맑은 하늘과 매직 아일랜드의 다양한 모습도 눈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다.

그리고 오늘의 목표는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 콜라보레이션 공간을 자세히 보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롯데월드의 가장 큰 매력은 주기적으로 오는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테마파크의 특성상 어트렉션만으로 변화를 주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 다양한 작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똑같지만 동일하지는 않는 새로운 느낌을 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롯데월드의 모습이 참 반가웠다.

여담으로 학창시절 때는 연애를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오로지 전 교생의 집단괴롭힘만 당해서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 등의 로맨스 장르는 나와 잘 안 맞았다. 애당초 연애를 한 경험이 없으니 주인공들에게 온전히 몰입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로맨스를 다룬 웹툰을 롯데월드에서 만나니 그동안 문외한이었던 웹툰과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면이 있었다.


오늘 점심은 간단하게 오거스 팩토리에서 닭다리 한 개 구매했다. 닭다리는 다른 것과 달리 조리 즉시 주문해서 딱 들자마자 손이 뜨거워서 잠시 식히고 나서야 먹을 수가 있었는데 예상보다 부드러운 맛을 보여줘서 만족스러웠다.아무래도 테마파크 내에서는 어트렉션이 핵심인 만큼 식사에 오랜 시간을 둘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는 어트렉션 탑승할 시간이 줄어들 테니까.

이후 탑승한 어트렉션은 파라오의 분노였다. 파라오의 분노는 다크라이드의 특성 덕분에 항상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직패스를 사용해서 훨씬 더 빠르게 탑승했다. 파라오의 분노는 이미 여러 차례 타서 질릴 법도 한데 은근히 질리지 않게 하는 부분이 바로 두 번의 외부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면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았다.

그렇게 파라오의 분노를 타고 곧바로 풍선비행을 탔다. 풍선비행은 파라오의 분노의 바로 옆에 위치해서 동선상 같이 함께 타는 게 이득이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풍선비행은 어드벤처만 한바퀴 돌지만 그게 특유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특히나 바로 밑에서 퍼레이드가 열리면 퍼레이드의 전체 광경을 마치 새처럼 조망할 수 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그 운을 얻어서 사진으로 남겼다.

풍선비행 탑승 직후 나는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의 세계관을 담아낸 공간인 매직캐슬 3층으로 갔다. 3층에 가니 마치 웹툰 속 세상처럼 '백제중학교'라는 학교명과 3-12라는 반 이름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에 들어가니 교실을 그대로 옮겨와서 90년대에 흔히 보이는 책상과 분필로 쓰는 칠판이 있어서 콜라보레이션에 진심이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매직캐슬 2층에는 테마 객실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는데 과연 어떤 객실인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만약 지금까지 있었더라면 나는 꼭 자려고 했을 것이다.

그 후에는 매직 아일랜드를 한바퀴 둘러보며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기도 했고 야간에 다시 매직 아일랜드로 나간 뒤 야경을 찍고 지금은 사라진 백설공주의 성도 들러보고 퇴장하기 직전에 매직 아일랜드 로고를 사진으로 찍고서 바로 퇴장하며 하루를 마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지금까지 몰랐던 웹툰을 알 수 있어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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