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 넘기기에 너무 사랑했던 너라

도유카의 노래를 듣고

by 글쓰는정혜

찰나의 사랑이든, 10년이 넘는 사랑이든

끝을 맞이한 뒤 그 사람을 잊어내는 시간은 저마다 다르게 흐른다.


어떤 사랑은 찰나였지만 영원처럼 오래 남고,

어떤 사랑은 오랜 시간을 함께했어도 어느 순간 찰나처럼 마무리되기도 한다.


‘웃어 넘기기엔 너무 사랑했던 너라’


네 마디밖에 되지 않는 노래 가사인데도,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는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겪어온 수많은 사랑의 시간이 압축되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사랑이 끝난 뒤 우리는 과연 언제쯤 그 시간을 웃어 넘길 수 있을까.


나는 한동안, 지난 사랑들은 이제 모두 웃어 넘길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내왔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어쩐지 어른스러운 태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짐이 과연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연애 예능 <환승연애>를 보면, 4~5년 전에 헤어진 연인들도 다시 만나면 예전처럼 서로에게 절절해지곤 한다. 마치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그 시절로 되돌아간 것처럼. 그때의 감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어딘가에 조용히 보관되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나 역시 지금은 다 잊었다고 말하지만, 만약 그 사람이 어느 날 멋지게 차려입고 내 앞에 다시 나타난다면 정말 아무 감정 없이 바라볼 수 있을까.

정말 단 1g의 미련도 없이.


살면서 헤어진 사람은 많았지만, ‘전연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얼굴은 결국 한 사람이었다.

내게는 어딘가 아킬레스건처럼 남아 있는 사람.


언젠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서로 웃으며 인사하자고 했었다.

다행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아직까지 그 약속을 시험해볼 기회는 없었다.


생각해보면 다 괜한 말들이다.


나는 애초에,

웃어 넘길 수 있을 만큼만 사랑하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이젠 관악산도 웨이팅을 한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