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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세시 Oct 14. 2020

운흥산 아래서

200620:0718


등산 후 내려오니 아침노을이 가시고 해가 올라있었다.


어느 날 아빠와 함께 서쪽 바다로 내려앉은 해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빠는 젊을 땐 노을이 그리 좋더니,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이젠 서글프단다.




나는 노을을 좋아한다. 저녁노을을 좋아한다.

저녁노을은 마음에서부터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한다.


오늘을 잘 살았든 아니든 끝이 나가고 있음에

곧 종일 딛고 버티느라 지친 내 발이 쉴 수 있음에

노을이 지고 나면 오롯이 어둠 속에서 날 가질 수 있음에


저녁노을을 보고 있으면

오늘도 고생했구나.

오늘도 수고가 많았구나.

참 잘했다, 참 잘했다

품고 쓰다듬어 주는 따스한 엄마 손 같아서

온몸이 붉게 물들어 울컥울컥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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