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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자의 연애

9년 연애 싸움 없는 커플


 오늘날 연애나 결혼과 같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존재해서는 안 되는 계급적인 성격의 문제들이 많이 있다. '내가 돈 버니까 집안일은 니가 해.' , '니가 돈 벌어 그럼.' 관계에서 귀족이 되어버린 '돈을 버는 자'들은 에어컨 리모컨, TV 리모컨, 수많은 리모컨들이 녹여져 만들어진 철의 왕좌에 반쯤 누워 앉아서, 하인처럼 일하는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싱그러운 포도 한 송이를 먹고 그 껍데기를 그대로 바닥에 버리고 있다.  


 그래서 하인들이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귀족이 될 수 있었을까?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돈을 버는 일과 가정을 꾸리는 일을 모조리 혼자 하게 되거나, '그렇게 집안일할 거면 일 때려쳐.'라는 말이나, '일을 그렇게 힘들면 들어가서 집안일이나 하세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 

 

  많은 커플들이 이러한 문제로 다투고 심한 싸움을 하기도 한다. 읽기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현실이고 이런 게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렇다 집안일, 육아 이것은 계급으로 해결해서는 안 되는 문제다.

 

9년 연애 싸움 없는 커플은 계급 없이 평등하게 모든 일을 같이하는 공산주의의 성격을 띤다. 


 '공산주의'라는 말에 거부감을 갖는 웃어른들도 계시겠지만(꼰머), 가장 중요한 컨셉은 바로 일할 때 같이 일하고, 쉴 때 같이 쉰다는 것이다. 저녁시간을 예로 들면 보통 내가 불과 기름을 사용해 요리를 하고, 핑핑이(여자 친구의 애칭)는 식탁을 준비한다. 식사를 마치고 핑핑이가 설거지를 시작하려고 하면 나는 물수건으로 식탁을 닦고, 나온 쓰레기를 치우고 냉장고를 정리한다. 그리고 함께 행복한 휴식을 맞이한다. 


 빨래도 마찬가지다, 같이 빨래를 돌리러 가고 빨래와 건조가 다 되면 같이 옷을 갠다. 나는 특히 수건을 반듯하게 잘 개서 수건을 우선적으로 빨리 개고 그다음 속옷, 윗옷 순으로 갠다. 핑핑이는 특히 바지를 예쁘게 잘 개서 바지를 먼저 개고, 속옷, 양말순으로 갠다. 우리는 서로의 옷을 개는 습관까지 잘 알정도로 집안일을 함께 한다.


요리하는 남자 너무 멋있다 하앜

 요즘 언론과 인터넷에서 '일하는 사람'과 '집안일'을 연봉으로 환산했을 때 금액을 비교하기도 한다. 독박 가사일에 대한 의미 있는 반론이고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금전적인 개념도 뛰어 넘어서 새롭고 근본적인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회사 업무를 할 때, 나는 일이 많아 화장실도 못 가고 있는데 저 팀장은 의자를 뒤로 쭉 넘기고 누워있듯이 기대서 시원한 커피만 마시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욕하면서 정작 집에 와서 쇼파에 기대 TV나 보면서 나와 같이 살기 위해 집안일을 혼자 하는 안사람의 불평은 '니가 돈 벌어 그럼.'이라는 말로 묵살하지 않았는지 한번 돌아보자. 


 9년 연애 싸움 없는 커플인 우리는 집안일을 혼자 하고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내가 지금 해야 할 집안일이 있는지 찾아야 마음이 놓인다. 이러한 생각의 근본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상대방은 자유롭고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집안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기 위해 발생하는 같이 해결해야 할 크고 작은 모든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오늘도 난 나와 동등하게 상대방을 존중하고, 또 사랑하고 집안일을 같이 하고 그리고 같이 쉴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에 계급은 없다. 같이 해야 할 집안일만 있을 뿐


-핑핑이는애용하고울지-




핑핑이는애용하고울지의 9년연애 싸움 없는 비결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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