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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라고 부르지 마세요.

9년 연애 싸움 없는 커플


연애를 하다 보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삶을 살아가다 보면

꼭 이런 말투를 듣곤 한다.

 야! 내가 하라는 건 다 했냐? 넌 어떻게 이 시간에 출근을 하니?

야!라고 부르는 호칭

냐? 니?로 끝나는 말투

이 말을 들으면 왜 이리 화가 나는 걸까?


 이러한 말투는 사회에서 들었을 때뿐만 아니라, 연인 사이에서도 매우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한다.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닐까? 어떻게 이렇게 바늘같이 따갑게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을 갖는 커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 같은 말투를 ('-냐'와 '-니'는 '해라'할 자리에 쓰이는 어미입니다. '해라체'는 상대편을 아주 낮추는 종결형으로, 동년배에게는 쓰기 어려우며 상대편을 아주 낮출 수 있는 아랫사람에게만 쓸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이 같은 말은 '낮출 수 있는 사람'에게 쓰는 어미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우리는 세상 모든 사람이 동등하다는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다. 세상의 사람은 모두 동등한데 도대체 누가 누구를 낮춰서 말할 수 있다는 것일까? 나이 어린 연인, 부하직원, 현실 동생, 인터넷에 모르는 사람, 조카, 어린아이에게? 과연 그들은 나보다 '낮은' 사람인가? 이들을 '낮춰' 부른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낮춰 부르는 말은 많은 상황에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자신이 높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존댓말을 잘하지 못하는 것에는 노발대발 화를 내지만, 자신은 상대에게 가볍게 비어를 사용하고 '상사가 그럴 수도 있지', '여자 친구한테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며,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냥 꼰대라서? 사실 애석하게도 국어시간 우리는 높임말의 사용에 대해서는 많이 공부하지만, 낮추는 말의 '조심성'에 대해서는 전혀 공부를 하지 않는다.


 9년 연애 싸움이 없는 커플에는 언제나 존댓말이 있다. 특히 질문을 할 때는 혹시라도 기분이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반드시 높임말을 쓰는 편이다. 또한 새로이 시작되는 인연에 있어서는 존댓말이 너무 편하다. 오히려 반말(평어)을 쓰는 친구들이나 동생들에게 말할 때는 혹시 낮춤말이 되지 않을까 훨씬 더 조심하는 편이다.


 '우리 핑핑이(여자 친구의 별명), 밥은 먹고 일해유?'

 '아니유, 바쁘네유우 ㅠㅠ 출장 중인데 밥도 못먹었어융'

 '어째유ㅠㅠ 뭐라도 챙겨먹지ㅠ, 저녁에 맛난거 해줄께잉'

 '고마워유♡ 이따 봐요~'

 (반전은 둘 다 서울 출신임)


 우리의 대화는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특이하게도 카톡에서만 '유'로 끝나는 말을 쓴다. 글로 볼 때 더 부드러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특별한 대화가 아니더라도 존댓말은 생활화되어있는 편이다. 이러한 대화 속에서는 사실 싸움이 일어나려야 일어날 수가 없다. 서로의 말투만 보여도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고, 대답을 어떻게 더 애정을 담아 해 줄지 고민하게 된다. 물론 예외로 요즘 '국회'라는 정글에서는 경어로도 무섭게 싸운다카더라.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가족이라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존댓말을 쓰자.

 후배, 부하직원, 사회적인 관계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존중의 의미로 존댓말을 쓰자.

 모든 사람들에게 낮추는 말은 없다고 생각하고 존댓말을 쓰자.

 반말을 쓰는 관계에서는 존댓말을 쓸 때 보다 더 조심스럽게 쓰자.

 낮춤말은(비어) 어디서도 절대 쓰지 말자.


이유 있는 반항

자신을 무시하는 연인에게

직원을 무시하는 상사에게

상사를 무시하는 사장에게

이제 이유 있는 반항을 해보자.


'야'라고 부르지 마세요. 확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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