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연애 싸움 없는 커플
많은 커플, 부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바라는 것을 바로바로 하지 않아 실망하고 싸움을 하게 된다. 집안 식탁에서 혹은 데이트하러 나온 레스토랑에서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의 불만을 이야기하고 잘잘못을 따지다가 결국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싸우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 사이에 우리가 하는 한 가지 행동이 있다.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마주 보는 것이 대수겠냐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마주 보는 자세는 우리를 더 긴장하게 하고 예민하게 만든다.
우리는 마주 보는 자세를 사회생활에서 자주 하게 된다. 상사와 마주 앉은 테이블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보고를 하거나 게스트나 바이어 등 외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마주 앉아 사업을 진행한다. 대부분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고, 결국 누군가 이득을 보고 손해를 보는 결과가 생긴다.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경우 권력이 있는 한 명은 쩍 벌린 다리와 반쯤 뒤로 기댄 자세로 말을 하고, 상대적으로 듣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손을 모으고 잔뜩 수축된 자세를 취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세 그대로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폭력이 발생한다.
커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 바라보고하는 대화는 직접적으로 서로를 향해 날아오는 말의 무게에 짓눌리게 된다. '계속 말하는 사람'과 '계속 짓눌리는 사람'이 발생하고, 말하는 사람은 이야기가 통하지 않아 화가 나고, 듣는 사람은 짓눌리는 무게에 화가 난다. 결국 둘 다 서로의 말을 비수처럼 던지며 큰 싸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
9년 연애 싸움 없는 커플은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화가 많은 식사 시간을 예로 들어보려한다. 우리는 항상 저녁을 같이 먹는다. 종일 떨어져 있던 우리 커플에게 같이 저녁을 먹는 이 순간이 매우 소중하다. 난 저녁을 준비하고, 노트북으로 가고 싶은 여행지가 나오는 예능을 튼다. 핑핑이는 상을 차리고 마지막으로 수저를 서로 마주 보지 않게 나란히 놓는다. 어깨를 부딪히며 같이 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한다. 둘의 눈동자에는 서로의 싸우는 입술이 아닌, 서로가 바라보고 싶은 꿈이 자리 잡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등을 맞댄다. 싸움에서 쏘아붙이는 말의 무게가 아닌, 그 사람이 느끼는 삶의 무게를 느낀다.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을 지탱해준다. 그 사람도 작은 몸으로 나의 무게를 지탱하려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귀여운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고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바라본다. 우리의 눈동자에는 서로의 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등을 기대고 하는 대화는 상대방의 말이 주는 진동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 진동을 통해 상대의 감정이 더 잘 전달되어 온다. 마치 간접 조명과 같이, 멀리 돌아갔다 반사되어 돌아오는 말은 더 부드럽게 들린다. 우리는 이러한 부드러움 속에서 싸움을 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진심이 통하는 대화를 하기 위해 서로의 눈을 보고 대화하라는 많이 말을 한다. 그것은 진심이 통하는 대화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알아내기 위한 추궁을 하고자 할 때가 많다. 마치 면접장에 앉은 면접관과 수험생처럼... 전쟁을 계속하고 싶다면 서로 마주 봐도 좋다. 하지만 전쟁에 지친 당신에게는 꼭 이 말을 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등을 돌려 기대고 대화를 하는 것이다.
오늘 한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등을 기대로 대화를 해 보면 어떨까. 살면서 처음으로 그녀가 혹은 그가 주는 말의 진동을 몸으로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랑스러운 진동이 주는 평화에 한 번쯤 전쟁 같은 싸움을 쉬어볼 수 있지 않을까?
메인 사진 출처 : OGQ.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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