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술 담배 욕설 없는 사랑

그래서 어떻게 9년 동안 안 싸웠다는 거야?

Intro 


다시 말해 난 술 담배 안 해

쌍스러운 욕도 입으로

안 뱉어 난 싸우지도 않아

화도 거의 안내

-111% 중-


 래퍼 도끼의 생활 모토 이야기를 TV에서 접하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사는 사람이 우리 커플 말고도 또 있다니. 심지어 화도 안 낸다?! 아마 우리 이웃이었으면 평생 Chilling 하는 좋은 이웃이 됐을 것 같다.(물론 도끼는 커피도 안 하지지만 우리는 커피는 마십니다만)


Episode 2. 술, 담배, 욕설 없는 사랑

 9년 동안 싸워본 적 없는 우리 커플은 술, 담배, 욕설이 없다. 많은 커플들이 서로의 술 문제, 담배 등으로 인해 싸우고 또 심한 욕설이 습관이 되기도 한다. 우선 나는 어려서 가난한 개발도상국이나 제3 국의 사람들이 잘 걸리는 병에 걸려서, (실제로 가난했기에) 합병증으로 심장판막 염증을 앓았다. 4 판막에 모두 염증이 생겼지만, 생사의 기로에서 다행히 빛을 따라 나올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술, 담배는 금기시되었다. 난 평생 술 담배를 하지 않게 된 것에 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일할 때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절대 쉬는 시간을 주지 않는 남자들의 업무 문화가 날 미치게 하지만)


 술과 담배에 시간을 쏟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여자 친구에게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술에 기대서 날 선 감정을 드러내거나 담배 연기로 싸움의 장막을 만들지 않는다. 오롯이 내 두 눈으로 여자 친구의 눈을 바라보고, 손을 잡으며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딱 한잔을 말하고, 딱 한 대를 말한다. 내 삶이 중요해서 내 이야기가 중요해서 술을 마시고 한탄을 한다. 내가 쉬고 싶어서, 내가 스트레스가 많아서 담배를 피우고 상대방에게 그 독한 연기를 내뿜는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싫어서 또는 상대가 싫어서 그리고 자기 자신이 싫어서 욕하고 화를 낸다. 사랑한다면서 여기에 사랑은 없다. 


 친구들이 물어본다. 술, 담배, 욕도 안 하고 너무 바르고 재미없어 보인다고, 우리는 커피와 음식을 즐긴다. 술과 담배 때문에 지친 혀와 코가 아니기 때문에 커피의 향기와 맛을 더 즐길 수 있다. 나는 요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여자 친구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줄 때 써야 할 내 코와 입은 소중하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이 맛을 여자 친구에게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다. 


 커피 향과 함께 기억된 제주도의 바람, 특별히 시원했던 그 여름날의 국수, 이러한 함축적인 키워드 하나만으로도 같이 기억하는 향기와 맛이 뚜렷해서 이런 추억들을 매일 이야기하다 보면 싸우지 않고 어느새 9년의 시간이 가있었다. 우린 싸우기엔 더 행복하기 위한 시간도 너무 부족하다. 

 


 

Skit 

당신의 눈동자  내 생의 첫 거울 그 속에  맑았던 내 모습  다시 닮아 주고파  

거대한 은하수조차  무색하게 만들던  당신의 쌍둥이 별  내 슬픔조차  대신 흘려줬던 여울  

그 속에 많았던 그 눈물  다시 담아주고파  그 두 눈 속에 숨고자 했어  당신이 세상이던 작은 시절  

당신의 두 손  내 생의 첫 저울  세상이 준 거짓과  진실의 무게를 재주 곤  했던 내 삶의 지구본  

그 가르침은  뼈 더미 날개에 다는 깃털  기억해 두 손과 시간도  얼었던 겨울  당신과 만든 눈사람  

찬 바람 속에 그 종소리가  다시 듣고파 따뜻하게  당신의 두 손을 잡은 시절  

당신의 눈  당신의 손, 영원히 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손을 쥐고 싶어 

-에픽하이 당신의 조각들 중-


닭살 돋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취하지 않은 또렷한 눈으로 

여자 친구의 손을 꼭 잡고 그 눈을 바라보고, 

또 그 눈에 비친 행복한 내 모습을 바라볼 수 있으면 

그 어떤 커플의 싸움도 없어질 것이다. 


Interlude 


나도 모르게 나답지 않게 

Woo 홧김에 뱉어 버렸어  

(It's all gone baby) 

정말 이대로 정말 이렇게 

Woo 믿기지가 않아

-보아 홧김에-


Next - 우리 커플은 '홧김에'가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9년 연애 싸움의 비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