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촉의 끝이 향하는 곳
이야기하기
위의 단계에서 한 단계 진행되었거나, 대부분 여자들은 이야기하기를 많이 한다. 매일 하는 고민들, 괴물 같은 상사, 야근과 숨 쉴 수 없는 많은 업무량 등의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비슷한 패턴으로 꼰대식 대답 '나는 더 심했었어 그냥 참어', '넌 너무 예민해'등을 날리고,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면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여자 친구(남자 친구)를 보게 될 것이다.
홧김에는 어쩌면 스스로 받은 스트레스에 대한 처리가 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홧김에 가 없을까?
최근 업무 성수기에 신규 채용까지 상사의 업무 몰아주기에 여자 친구가 너무 힘이 들어 집으로 오는 길에 전화를 했다. 사실 목소리만 들어봐도 뭔가 일이 있었던 게 눈에 훤히 보인다. '무슨 일 있어?', '그래서?', '진짜?', '말도 안 돼', '그래서 어떻게 했어?', '너무 힘들었겠다. 내가 가서 한마디 해줄까?', '아우, 짜증 많이 났겠다. 오늘은 맛있는 거 해줄게 기다려봐' 그날 밖에서 받은 화를 듣고, 같은 눈으로 같은 감정으로 문제를 바라봐준다.
그리고 따뜻한 집밥이 생각나는 된장찌개를 끓인다. 구운 김에 밥을 싸서 하나 먹여주고 감자를 갈아 넣은 뜨끈한 된장찌개 한 숟갈을 먹는다. 작을 수도 클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들어준다. 밥을 다 먹는 동안 이야기는 계속된다. 내 얼굴도 지쳐 보였는지 여자 친구는 이야기를 멈추고 고마운 눈빛을 보낸다. 이렇게 업무가 끝난 우리 둘의 저녁 식사가 끝난다. 그러곤 이제 습관이 된 내 어깨에 기댄다.
우리에게 '홧김에'가 없는 이유는 관계에 대한 기본을 지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서로에게 화를 내고 상처를 줄 권리는 없다. 솔직하고 배려하는 이야기와 들어주기, 그리고 지치고 힘들지 않도록 해주는 것, 이렇게 서로 노력을 한다면 홧김에는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다툼의 해결로 제시되는 대화. 하지만 그 대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봤을까? 편하다고 애인이니까 더 심한 말을 쉽게 하진 않았을까? 홧김에라는 말이 어디서도 변명이 돼서는 안 되지만, 가장 홧김에라는 말이 변명이 돼서는 안 되는 관계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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