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공무원 납치
제가 한 번 당하고 왔습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발령 기관 인사과에서 연락이 왔다. 

"핑핑씨 여기 인사과입니다. 이번 시험 성적 우수자여서 연락드렸습니다." 

"네?"

한창 C# Coding에 빠져 있던 나에게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뭐지 좋은 일이 있나?'

"이번에 공무원 문제 출제를 진행하는데, 혹시 선정 위원으로 참여 가능하실까 해서 연락드렸습니다"

그래, 공무원계에 전설로 전해 듣던 그 연락을 받게 된 것이었다. 첨단 시대에 생명줄과도 같은 모든 전자기기를 압수당한 채로, 어딘가에 감금당해 바깥으로 채워진 자물쇠 소리만 요란하게 들린다는 전설의 그곳. 잠시 생각해보다 대답을 했다.

 "저녁까지 좀 고민해 보겠습니다."

 명예로운 일이지만 선뜻하겠다는 의지가 서질 않았다. 7급 문제를 선정하는 데 있어 탈락자가 발생한다는 것에서 오는 책임감이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처음 배우기에 따라가기도 벅찬 컴퓨터 학원을 통째로 빠져야 하는 것도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고민을 하던 중 이번에는 문제 출제 담당 상급 기관에서도 연락이 왔다.

 "핑핑씨, 안녕하세요 이번에 7급 공채 시험 문제 선정위원으로 와주실 수 있나 해서 연락드렸어요."

 "네, 방금 기관에서도 연락이 왔는데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아.. 2과목 문제를 선정해주시면 되고요. 기간은 일주일입니다. 선정위원 결정하시면 자세한 사항은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고민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고민을 시작해 보려는 찰나에 다시 발령 기관에서 연락이 왔다. 

 "이번 기회가 사실 공직 생활 동안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고, 또 성적우수자 아니면 아무나 못하는 것이라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아.. 네 그럼 해보겠습니다!"

 '그래, 아무 한테나 오지 않는 기회고 또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일 테니 해보자.' 그렇게 나는 결정을 내렸고 왜 기관에서 이렇게 권유를 했는지 자물쇠가 잠기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이번 글은 선정위원으로 있었던 감금생활에 대한 후기며, 직간접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인사혁신처가 아닌 지방직 전공 비공개 문제 출제 후기입니다. *MSG가 다량 첨가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 최근 공무원 글과 기존의 연애 글까지 업로드가 뜸했던 점 죄송합니다! 최근 글을 쓰는 것과 게임 프로그래밍까지 같이 배우면서 글에 집중하지 못하던 중, 공무원 7급 문제 출제 선정 및 편집 위원으로 자진 납치(?)를 당하는 일도 있다 보니 너무 글이 늦었습니다. 다시 글 업로드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 



핑핑이는애용하고울지-


매거진의 이전글 공무원 시험은 암기? 시원하게 해결해드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