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독후감
"오늘도 덥겠군."
내가 말했다.
"그래요. 여름이니까요."
아내가 이불을 털면서 대답했다.
사실, 올여름은 지독히 더웠다. 며칠째 비도 내리지 않았고, 모든 것이 바싹 말라 한낮의 더위를 생각하기만 해도, 벌써부터 지겨웠다.
"음, 과연 조금 발을 끄네."
내가 말했다.
"그렇지?"
나하고 호리베는 소파에서 일어나, 유리 케이스에서 각자의 권총을 꺼내어 장전하고 나서, 벨트를 허리에 찼다. 호리베는 방의 등신대 거울을 보고, 모자 테에 잠깐 손을 댔다. 선풍기의 스위치를 끄고, 우리 둘은 방에서 나왔다.
지독히도 더운 여름날, 형무소 간수이자 사형집행관인 사사키의 일과가 시작된다. 임신한 아내, 생명력 넘치는 두 아들. 그들을 뒤로하고 일터로 떠나는 사사키. 일터에서 함께하는 동료 호리베와 갓 들어온 또 다른 간수 나카가와. 나카가와는 발을 끈다. 마치 억지로 이 일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이야기의 흐름이 진행되면서 실은 누구도 이 일을 즐거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만 나카가와처럼 표면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뿐.
사사키와 호리베는 낚시를 취미로 가지고 있다. '기분전환'을 위한 것이라고. 어느 날, 사형집행을 앞두고 나카가와를 데리고 셋이 낚시를 하러 간다. 그날은 늘 낚시하던 곳에서 상류로 더 올라가 큰 물고기들을 잡고자 한다.
호리베는 가끔 큰 목소리를 내며 신나 있었다.
"그렇게 큰 소리 내지 말라고. 전부 도망쳐버리겠다."
"도망쳐도 금방 돌아온다고."
"죄수처럼 말인가."
내가 말했다.
"우리들의 죄수는 돌아오지 않지만 말이야."
호리베의 농담에 나카가와는 조금 웃었다.
우리 셋은 각기 마음에 드는 장소에 앉아, 실을 늘어뜨렸다. 바위 위는 더웠지만, 상류에서 불어오는 미풍과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땀을 식혀주었다.
결국 나카가와 대신 호리베가 집행관 역할을 대신해 주었다. 언젠가는 그도 해야 할 일이었다. 사형집행 당일 죄수는 크게 요동했다. 비가 내렸다. 형장까지 가는 길엔 50미터 정도 건물 밖으로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있었다. 모두 비를 맞았고, 새하얀 옷을 입었던 죄수의 옷은 다시 더러워졌다. 그가 주저앉아 구르는 바람에 사사키와 호리베에 의해 질질 끌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형집행이 끝났고, 그들은 낚시를 생각했다. 낚시를 생각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나날들이었다. 사형집행이 끝난 날, 나카가와는 두 사람을 찾아와 사표를 냈다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일자리는 없지만, 일단 고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겠단다.
"나카가와의 얼굴 봤나?"
호리베가 말했다.
"응?"
"우리들을 봤을 때의 얼굴 말이야."
"조금 떨고 있었지"
"길 한복판에서 뱀을 만난 것 같은 얼굴이었어."
호리베가 일어나서 내 담배를 한 개비 빼고, 책상에 던져놓은 흰 장갑을 보았다.
"왠지 화가 나는데."
"나도야."
내가 말했다.
"녀석, 까불고 있어."
... 갑자기 해가 구름 사이에서 나와서, 눈부시게 방 안쪽까지 비췄다.
처형 다음날 특별휴가를 받은 사사키는 가족들을 데리고 해변으로 놀러 간다. 그늘과 파라솔, 신이 난 아이들, 행복해하는 아내.... 사사키가 묻는다.
"아이들이 자라서 내 직업을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까?"
"왜요? 당신은 지금까지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었는데."
"그랬나? 그저, 생각해봤을 뿐이야."
여름날은 그렇게 흘러가며 사람들은 일상을 살아간다. 새 생명이 잉태되고, 자라고, 힘겨운 나날을 살아가며, 회피하고, 죽어간다. 비록 서로 다른 모양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