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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자몽 Aug 30. 2020

5년 동안 브런치에 글 쓰며 겪었던 일

2016 ~ 2020년, '브런치'를 생각하다.

황송하게도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듣게 해준 브런치에 감사합니다.

브런치에 어렵사리 들어와 둥지를 튼지도 어느새 5년 가까이 된다. 그 사이에 일이 많았다. 보통 남들이 겪는 일을 다 겪었다.



01.

우선 작가님이라는 황송한 호칭으로 불려서 감격했다. 아니.. 내가 작가님이라니!



02.

처음에 글 쓴 지 얼마 안 돼서는 추천도 되고 해서 브런치 앱을 켜서 깜짝 놀라며 신기했다. 신나서 열심히 썼다. 초창기에 몇 번 연달아 추천되고 이후엔 추천되는 일이 없었다.



03.

어딘가에 노출이 되어 몇 번 놀랄만한 조회수를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어디에 노출이 된 건지 모르겠고 조회수 높았다고 좋을 일이 있는 게 아니라 이내 곧 다운이 됐다.



04.

 몇 개를 모아서 자가출판 책도 내봤다. 3권이나.. 딱 1권 팔린 게 전부다. 지인이 사준 소중한 1권이었다. 책 내고 나면 뭐가 될 것처럼 흥분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 팔릴 책을 써야지 나 좋자고 썼으니 의미가 없다.



05.

공모전에 계속 응모했다. 그리고 맨날 떨어진다. 여러 번 떨어지면서도 또 응모를 한다.



06.

댓글이나 높은 조회수보다 좋아요에 감사하고 구독에 감격한다. 이래서 맨날 유튜브 보면 좋아요 눌러달라고 하나보다.



07.

악플 받는 것만큼 아픈 게 탈구독(구독 취소)인걸 경험했다. 여러 번 부침 끝에 결심하고 열심히 쓰는데 구독자가 한 명씩 사라진다. 구독자수를 신경 쓰고 있는 내가 한심했다.



08.

형편없는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의 브런치를 방문하고는 부끄럽고 부럽다. 글 잘 쓰시는 분들도 많고 그림 잘 그리시는 분도 많다. 여러 가지 다양한 소재가 글이 되는 것을 본다. 요샌 글을 올리고 나면 어떤 분들이 찾아주실까? 그런 기대도 하게 된다.



09.

아이 낳으면서 글을 쓰지 못했다. 신기한 건 이유가 생겨 안 쓰기 시작하니 나중에는 쓸 수 있어도 못 쓰게 됐다. 슬럼프는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공모전 떨어져서 다운됐을 때도 못 썼고, 코로나 19 시작돼서 집콕 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도 엄청 다운돼서 글 한 줄 못 썼다.

다시 집콕 생활이 시작됐지만 그래도 힘내 보려고 한다.

쓰려고 하면 어떻게든 쓸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쓰기 싫으면 어떻게든 안 쓰려고 하는 것처럼..


브런치에 글 썼다고 뭐가 되거나 뭔가 생긴다거나 이런 게 없다 보니 슬럼프에 빠지거나 그만두기 쉬운 것 같다.



10.

기대가 아주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큰 기대 없이 편하게 쓰려고 한다. 어차피 내가 대단한 작가가 될 것 같지도 않고, 엄청난 책을 쓸 것 같지도 않다. 브런치 5년 하면서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이 차고 넘친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평범한 내가 브런치에 글 쓴다고 뭐가 되거나 생기는 마법 같은 일은 없다.



11.

잘 못 쓰는 글, 못 그리는 그림이지만 할 수 있으면 계속 그리고 쓰려고 한다. 정말로 힘에 겨워 글 한 줄 쓸 여유가 생기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글을 열심히 읽기라도 해야겠다.


별 희망이 없는 암울한 매일에 자그마한 낙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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