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대파 이야기(1)
언젠가 인상적인 대파 관련 사진(대파를 파는 멍멍이들 사진과 글)을 보며, 잠시 생각하다가 흙이랑 대파를 샀다. 한단에 9개 정도의 흙대파가 들어있었다.
대파를 키워보자
온라인 마켓에서 흙대파 한 단을 주문했다.
더 적은 양의 흙대파도 있었는데, 품절이라 한단을 샀다. 9개 정도 됐다. 집 근처에 시장은 없고, 약간 큰 마트와 식자재 파는 가게가 있는데.. 뭔가 사면 들고 올 자신이 없어서 주로 온라인 마켓을 이용한다. 마트나 가게에서도 얼마 이상 사면 배달해 주던데, 그러면 온라인 마켓에서 사는 것과 같아진다.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보면, 계획에 없던 것까지 더 사게 된다. 충동구매를 하지 않기 위해 온라인 주문을 하게 됐다. 물론 내가 고른 것이 아니어서 불만스러울 때도 있지만, 할 수 없다. 식구도 얼마 안 되고, 조리할 양도 많지 않아서 적당량만 사는 게 낫다.
얼마 전 대파를 많이 넣고 김치찌개를 끓여주니 남편이 국물이 시원하다고 했다. 요리하다가 칭찬을 받는 일은 드문 일인지라, 기분이 좋았다. 요리를 하려면 대파가 많이 필요하겠다. 그러던 참이었다. 대파를 키워보자. 대파는 있고..
흙도 샀다.
빈 화분은 몇 개 있는데 흙이 없었다.
흙을 샀다. 흙도 적은 양만 파는 곳을 골라서 샀다. 조금만 필요한데, 보통 많이씩 판다.
길고 멋들어진 화분에 심고 남아서, 큰 화분 하나를 더 꺼내어 심었다.
파와 꽃화분이라니 뭔가 어색하지만...
잘 자라기를 바랐다.
초록색 파가 올라왔다. 3일밖에 안 됐는데...
금요일에 심었는데, 벌써 저만큼 자랐다.
대파는 정말 잘 자라나 보다. 이렇게 보니 하얀 부분이 너무 긴 게 신경 쓰여서.. 아무래도 잘라내야 할 것 같다. 국물 낼 때 넣어주면 좋을 것 같다. 초록색 잎 부분을 잘라낼 때 보니, 파 냄새가 엄청났다. 파향이라고 해야 하나. 있다가 하얀 부분을 잘라내면 또 향기가 많이 날 것 같아서 망설여지지만.. 용기를 내야겠다.
파뿌리는 따로 다듬지 않았는데, 하얗고 꽤 튼튼해 보였다. 예전에 주례사에 등장하던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라는 말이 생각났다. 그 파뿌리가 저 파뿌리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어쩌다 보니 베란다에 파까지 키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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