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새콤이(26)
1년 전인 2022년 8월, 링크를 타고 이 책을 알게 됐다. 천천히 읽어볼 생각으로 책을 샀는데.. 다 읽는데 어찌어찌하여 1년이 걸렸다. 후기를 나눈다.
6살 새콤이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
<괴물 유치원>, 읽게 된 이유
책을 천천히 읽다 보니, 정말로 1년 만에 다 읽게 되었다. 후기도 부탁한다고 하셨는데, 1년 만에 그래도 후기를 쓰게 되었다. 뿌듯하다.
이 책을 살 당시만 해도,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6살(만 4세) 유치원 학부모였다. 따로 시키는 공부도, 보내는 학원도 없이 그냥 재밌게 지내면 된다고 생각을 했었다. 약간 불안한 마음이 있던 시기였지만, 크게 고민하던 때는 아니었다. 그래서 앞에 몇 장 겨우 읽다가 흐지부지 포기를 했다.
그런데 그 후로 정말 여러 가지 사건을 많이 겪다가, 정신줄을 꽉 잡아야겠다 싶어 다시 책을 들었다. 답답한 마음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최근에 읽는 속도가 붙어서 다 읽을 수 있었다.
<괴물 유치원>, 책 속으로
연년생 딸과 아들을 둔 엄마 혜림의 이야기다. 영어유치원을 알아보고 보내게 되면서 주변사람들과 아이들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된다. 자신의 상황과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한다. 영어유치원을 보내기 위해(돈을 벌기 위해) 강남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다시 잡게 된다. 그러면서 엄마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간다.
결국엔 예상했던 대로 결말이 나지만, 소설에는 현재 대한민국 사교육과 사회에 관한 고민이 가득 담겨있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누구나 해봄직 여러 고민들 이어서.. 답 없는 문제들이었다. 소설 중반까지는 천천히 전개가 되다가, 중반 이후에 여러 고민들이 쏟아져 나온다.
과연 다른 사람들처럼, SKY로 가는 길을 가게 해야 하나. 쫓아는 갈 수 있나? 혹시 그렇게 가더라고 과연 완전히 다른 저 세상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금수저에 엘리트 코스를 나오고, 거기에 맞는 배우자를 만나 살면 행복할까? 등등의 문제들을 생각해 봤다.
역시.. 답이 없네. 하면서
머리가 점점 더 아파오다가, 마지막 페이지에 적혀있는 문장을 여러 번 읽어봤다.
그대는 아는가.
당신이 자녀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그대의 아이들도 유년의 그 오롯한 순간에
당신이 전부이고 당신을 가장 사랑한다는 것을...
출처 :
《괴물 유치원》, 정일리, 2021, 바른북스
해답을 제시해 주려는 책이 아니고, 유치원 즈음에 여러 고민을 하는 엄마들과 고민을 나누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2년 8월 ~ 2023년 8월
유치원 6세 반과 7세 반 딸아이의 이야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즐거웠던 5세 반을 지나, 6세 반이 되면서부터 슬슬 고민이 시작됐다. 이미 빨리 시작한 엄마들은 두어 군데 학원을 보내기 시작했고, 학습지는 기본이었다. 따로 공부를 많이 시키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익히 들어 알았고 있었다.
오며 가며 이야기 나누던 4세 엄마에게 들은 영어유치원 이야기는 놀라웠다. 보통 근방에 영어유치원이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인데, 강남은 300만 원이 넘는다고 했다. 게다가 강남쪽은 영어유치원 입학 때 '부모'도 시험을 본다는 거다. 부모도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이 돼야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왜냐하면 집에서도 영어로 해줘야 하니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식에, 살짝 공포감이 들기도 했다. 영어유치원 보내면서, 한국어 뒤처지지 않게 하려고 따로 한글 과외 선생과 영어 과외 선생을 붙인단다. 그리고 영어유치원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애들 배우는 것처럼 이외에 예체능이나 수학 학원들도 같이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유치원 졸업하고 초등학교 들어가도 만만치 않단다. 초등학교 때도 선행들을 많이 시켜서, 이미 중학교 영수 과정을 기본으로 마친다고 했다. 토익 만점도 노리고. 엄청 빠르면 고등학교 과정까지 시킨다고 했다. '초등 의대반' 그런 것도 있다지 않나. 학원도 10개씩 다니고, 잠자거나 쉴 시간도, 밥 먹을 시간도 없이 공부를 한다는 거다.
저렇게들 하는구나.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쓴 글이 "6살 유치원생 교육과 사교육, 경험담과 조언 등 의견을 구합니다"였다. 여러 의견들이 많았고, 읽으면서 방향 같은 게 잡혔다. 일단 계속 두고 보다가 11월 말 생일 지나고, 뭔가 가르치거나 해볼까? 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
일찍 한글 공부를 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많이 아는 게 '권력'으로 인식이 되는 모양이었다. 6세 반 끝날 즈음인 2023년 2월에 쓴 글은 "7살(만 5세) 한글 교육, 도움이 필요합니다. 조언을 구합니다."이다. 이때도 올라온 여러 의견들 덕분에, 용기를 얻었다. 교재와 방법을 알아보고 아이와 공부하기 시작했다.
2월 중후반에, 유치원에서 폭력으로 느껴질 만큼 심각한 문제가 생겨서 한숨을 몰아쉬면서 쓴 글이 "유치원 '학교 폭력' 비슷한 문제(1) : 고민하는 아이와 엄마"와 "유치원 '학교 폭력' 비슷한 문제(2) : 이후 이야기"다. 이즈음에는 하루하루가 정말 두려웠다. 이때부터 정신이 번쩍 들어서, 나를 위한 책도 읽기 시작한 것 같다. 흐지부지 놓아버렸던 <괴물 유치원>도 다시 집어 들었다. 초등학교가 아니라, 유치원부터도 이렇게 힘들구나 하며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느껴졌다.
다행히 심각했던 문제는 4월에 '그 아이'가 이사를 가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가지 형태의 장난과 괴롭힘 등은 계속되고 있다. 아이가 작고 왜소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공격적이거나 잘 방어를 하지 못해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아이가 속상해할 때마다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법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7살 남자아이들이나 여자아이들이 만만치가 않다.
교육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유치원이 진짜 진짜 커다란 학교로 보였다.
맺으며
교육이나 진로도 문제고, 학교 생활이나 학우 관계도 문제구나 싶다. 인간세계는 작든 크든, 크기와 상관없이 문제와 갈등을 조절해 가며 살아야 하는가 보다. 아이들 세상이라고, 굉장히 해맑고 아름답기만 하지 않다. 헤쳐나갈 용기를 잃지 않게 응원해 줘야겠다.
더불어, 자꾸 자신이 없어지는 늦은 학부모인 나도 용기를 잃지 말아야겠다. 감독으로 뛸 자신도 없고, 그렇다고 훌륭한 선생님이 될 것 같지도 않다. 정보력이나 사회 친화력 부분도 약하다. 하지만, 아이와 뭘 더 하면 좋을까? 계속 고민할 생각이다. '같이 뛰는 사람' 정도의 느낌으로 함께 달려야겠다.
한때 '아이를 울리지 말자'는 걸 목표로 삼기도 했지만, 약간 목표를 수정했다. '혹시 울더라도, 잘 그치게 도와주자'로 바꿨다. 다정함이 부족해서 따뜻한 말을 해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도 앞이 잘 안 보이고 답답했는데, 학생의 부모가 되어보니 더더 안 보이고 훨씬 많이 답답하다. 답 없는 문제가 잔뜩 적힌 시험지를 받은 느낌이다. 그래도 잘해보자. 순간순간 가급적 바람직한 선택을 하기를..
모든 보호자님들 파이팅입니다!
- 2023년 8월 1일
원글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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